[사설] 도민 무시 역풍 맞는 도의장 여론조사
2025-08-18 제민일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기초자치단체 도입 행정구역을 다시 논하기 위해 고집하는 여론조사가 역풍을 맞고 있다. 이 의장은 제주도가 도민 합의로 결정한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행정구역(안)과 같은 당 소속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이 뒤늦게 발의한 '제주시·서귀포시' 2개(안)의 찬·반 여론조사 실시를 고집하고 있다. 김 의원이 자신의 법안을 철회하지 않아 정부에 요청한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의장이 결정한 여론조사는 문제투성이다. 문항·표본 수, 찬반 측 수용 여부도 그렇지만 도민사회가 이미 공론화를 거쳐 어렵사리 합의한 3개 행정구역(안) 결정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내 36개 단체가 참여한 '기초자치단체 도입 도민운동본부'와 국민의힘 제주도당 역시 뒤늦은 여론조사로 도민합의안을 재론하는 것은 정책 신뢰 훼손 및 도민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어 중단을 요구했다.
이 의장도 참여했던 것처럼 도·의회는 1년 전 도민 합의 3개 행정구역(안)을 토대로 행안부에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했다. 그럼에도 3개 행정구역(안)을 다시 논의키 위해 찬·반 여론조사를 고집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고, '갈짓자' 행보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전임 도정·도의회의 합의로 실시한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경험했듯이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는 도민사회의 편을 갈라 갈등을 더 악화시킬 위험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