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서 멸종위기종 대흥란 대규모 군락지 발견

부속섬 최초 자생지 확인 삼백초 등 희귀식물 서식 장기 조사·연구 본격화

2025-08-19     고기욱 기자

제주 우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대흥란 4500여 개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부속섬 생태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우도에서 대흥란 대규모 군락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흥란은 제주 본섬에서만 발견돼 왔으나 부속섬에서 자생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인 우도 일대에서 식물상 조사를 진행하던 중 대흥란(Cymbidium macrohizon) 자생지를 발견하고 정밀조사를 실시해 집단 서식을 확인했다.

우도에서는 대흥란 외에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삼백초(Saururus chinensis), 산림청 멸종위기 취약종 덩굴모밀(Polygonum chinensis)과 덩굴민백미꽃(Cynanchum japonicum), 기생식물 초종용(Orobanche coerulescens) 등이 자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제주 부속섬에서 보고된 환경부 멸종위기식물은 지네발란, 솔잎난, 파초일엽 등 3종이었으며, 이번 발견으로 우도의 보호종 서식지로서 가치가 다시 평가되고 있다.

대흥란은 보춘화속에 속하는 다년생 무엽란으로 부생식물이다.

지하경이 옆으로 길게 뻗으며 분지하는 특성을 지니고, 7~8월에는 총상꽃차례에 2~6개의 연한 홍색 꽃이 핀다.

잎이 없어 엽록소를 형성하지 못해 담자균류에 기생하며 살아가며, 전남 해남군 대흥사 일원에서 처음 발견돼 ‘대흥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열매가 맺히면 꽃줄기와 열매가 녹색으로 변하고, 익으면 까맣게 마른다. 개화 주기가 일정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유산본부는 국제보호지역의 학술적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와 일반명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식물상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인 우도의 학술적 가치를 규명하고, 관련 기관과 협력해 대흥란 자생지에 대한 장기 조사와 종합 연구를 추진해 멸종위기식물 생태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고기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