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기후변화와 물, 이제는 행동으로

강창훈 제주상하수도본부 상수도부 주무관

2025-08-20     강창훈

'기후 변화를 위한 물(Water for Climate Action)'은 8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세계 물 주간(World Water Week)의 주제다. 세계 각국의 물 정책 담당자와 기술 전문가, 연구자들이 모여 기후위기 속 물의 역할을 논의할 예정이다. 단순히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는가'를 넘어 '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자리다.

물은 탄소중립의 자원이자, 폭염과 가뭄 속 시민 삶의 회복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여름철 장마가 끝난 뒤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가을이 오기도 전에 가뭄이 찾아오는 패턴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강수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사라지는 기상이변은 물을 저장하고 필요한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을 갈수록 어렵게 만든다.

이는 곧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과 직결된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역 특성상 한 번 수위가 낮아지면 회복에 수개월, 때로는 그 이상이 걸린다.

수자원을 단순히 '있다' '없다'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적시에 확보하고, 손실 없이 보내는 능력이 물 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것은 결국 우리의 일상이다. 깨끗한 수돗물이 하루도 끊기지 않고 흐르려면 현장의 인프라와 기술뿐 아니라 우리 각자의 실천이 필요하다.

수돗물을 틀기 전 잠시 멈춰 생각하는 습관, 흘러가는 물줄기에서 자연의 무게를 떠올리는 마음이 기후위기에 맞서는 첫걸음이다.

물은 정수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겠다'고 마음먹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