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불로 잇는 제주–대마도의 기억、

이지유 개인전 ‘물과 불 이야기’ 8월 28일~9월 7일, 예술공간 이아

2025-08-26     김하나 기자

제주출신 이지유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한 물과 불 이야기를 통해 제주와 대마도의 자연과 사람을 동시대적 시선으로 묶어낸다.

이지유 작가 28번째 개인전 물과 불 이야기가 오는 28~97일까지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린다.

작가는 물(해류)과 불(의례·노동)의 이미지를 통해 두 섬이 경험한 삶과 죽음의 기록을 다룬다. 국가가 규정한 경계가 추상적이라면, 바다에서 살아온 섬사람에게 경계는 파도와 접촉의 감각으로 체화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작업은 실제 역사적 사례에서 출발한다. 이전 전시가 태평양전쟁 중 침몰한 군함에서 떠내려온 일본군을 제주 사람들이 묻어준 사례를 다뤘다면, 이번 전시는 4·3 당시 해류를 타고 대마도에 닿은 제주인의 시신을 수습하고 제사를 지낸 대마도 주민들의 행위를 기록한다.

방향은 달랐지만 두 섬이 보여준 인간적 응답은 닮아 있었다는 메시지이자, 역사적 기록이 아닐까.

일제강점기 전후 대마도에 건너간 한인 해녀들의 물질, 숯을 굽던 산림 노동 등 물과 불을 매개로 이어진 생계의 장면을 병치하며, 해방 이후 대마도에서 이어진 4·3 희생자 추모와 공양비 건립의 흐름을 현재의 기억으로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지원사업 ‘E로운 제주예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주최 측은 두 섬의 사례를 통해 경계 바깥에서 지속되어 온 인간의 예()와 연대를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환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유 작가는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 서울대학교 미학과·서양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 런던예술대학교에서 Fine Art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