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정방동, 원도심의 안전 리딩리듬 만들다
허유리 정방동주민센터 주무관
뉴욕에서 시작된 리딩리듬(Reading Rhythm)은 이제 뉴요커들이 클럽 대신 찾는 독서모임이자 문화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리딩 리듬은 각자 원하는 책을 읽고 몰입한 뒤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작은 실천이 모여 리듬이 되듯, 리딩리듬은 독서를 일상의 습관이자 공동체적 경험으로 바꾸고 있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제주는 10년 연속 지역안전지수 범죄·생활안전 분야에서 최하위에 머무는 만큼,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주민이 함께 이어가는 안전 리듬'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주의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률은 전국 1위다. 이는 우리의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경고다. 특히 서귀포의 원도심 정방동은 상가와 관광객, 유동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다. 활기 찬 거리 뒤에는 범죄와 사고의 위험도 공존하기에 안전망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에 정방동은 서귀포시의 '안전도시 조성' 시책에 맞춰 안전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 참여형 '안전·안심마을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 안전교육, 성인 심폐소생술 훈련 등은 주민이 직접 배우며 자신만의 안전 리듬을 쌓는 과정이다. 또 교통문화 개선, 범죄예방 캠페인 등 활동을 통해 안전문화를 생활 속에 확산시키고 있다.
독서가 개인의 습관에서 사회적 경험으로 확장된 것처럼 안전도 주민 참여 속에서 문화로 발전한다. 주민은 수혜자가 아니라, 안전을 읽고(Reading), 실천하며(Rhythm), 이웃과 공유하는 주체다. 안전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방동은 주민과 함께, 원도심 속 든든한 안전문화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