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진 지하수 증산 도민부터 설득해야
2025-09-10 제민일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다시 지하수 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앞서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를 이유로 취수량을 현행 월 3000t에서 월 4500t으로 늘려달라는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했고, 통합물관리위원회 지하수관리분과위원회 심의 끝에 월 4400t으로 통과됐다. 이제 최종 결정은 제주도의회의 손에 달려 있다. 다만 취수량이 얼마나 늘었나보다, 공적 자원인 지하수를 사기업의 영리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도민사회의 불신과 반감이 여전히 크다.
도의 설명처럼 증산 규모 자체는 미미한 수준일 수 있다. 그러나 취수량 계산만으로 공공재인 지하수의 성격을 가릴 수는 없다. 이미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도의회는 도민의 생명수를 지키라"며 강력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증산 문제는 지역사회의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단지 법적 절차를 충족했다고 해서 도민들의 의심과 불신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공항은 지하수 증산 절차 통과에 매몰되기보다 먼저 도민을 설득하는 과정에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고, 구체적인 이익 환원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앞선 수차례 시도들처럼 또다시 좌초할 수밖에 없다. 지하수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도민의 생명수이자 공공재다. 한진의 증산 시도가 도민에게 외면받지 않으려면 도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일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