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 육성 한계 농가 부담…"경주 수 지속 늘려야"
[제주 말산업 존폐 위기 이대로 좋은가] 하
대상·특별경주 상금 1억5000만원 수준…대회도 8개 불과
서울·부경 대비 현저한 차이…환수율 59% 생산 포기 속출
2016년 체결 합의서 유명무실…"제주 말산업 발전 노력"
제주 경마장의 경주 수 감소와 제주마의 차별 대우 등으로 인해 제주마 육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마 상금이 마필 생산 비용에 미치지 못하면서 농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1일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에 따르면 대상·특별경주 중 순위 상금이 가장 큰 경주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로 1억5000만원 수준에 그친다. 대상·특별경주도 8개 대회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과 부경의 대상·특별경주 최대 상금인 16억원(제8회 코리안컵·서울)과 비교해 한참 못 미치는 셈이다. 부경의 대상·특별경주도 최대 7억원부터 1억5000만원까지 책정됐고 경주 수도 서울과 부경 등 52경주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승 시 마주와 조교사, 기수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환수율도 59%에 불과한 상황이다. 우승을 하더라도 정작 이해관계자에 배분되는 상금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제주마 생산 농가들이 제주마 생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제주마 생산 두수는 2021년 732두에서 2022년 676두, 2023년 634두, 2024년 592두, 올해 441두에 머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민국 제1호 말산업 특구 지정이 위축될 위기에 놓여 있다. 앞서 2016년 제주도와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제주마생산자협회 등이 체결한 '제주 말산업 발전 합의서'도 유명무실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당 합의서에는 경주용 제주마의 생산확대를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제주마 생산 농가는 "당시 체결된 협약에 따라 5개년 계획(2014~2023년) 동안 제주마는 과잉 생산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매년 생산되는 경주용 제주마 자원의 60% 이상이 실제 경주에 활용되지 못해 농가 부채로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을 단순히 생산자의 책임으로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경주용 제주마 자원의 예측 및 운영체계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과 함께 제주마의 경주 수를 지속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제주마의 기반을 지탱해 온 제주마 생산 농가의 지원과 원활한 신마 입사 등의 선순환 구조 등을 만들기 위해 레저세액 감면액 활용 등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한국마사회 제주본부는 '제주 말산업 육성·발전 업무협약'에 따라 납부하는 레저세액의 27%를 감면받고 있다. 금액만 2022년 265억원, 2023년 252억원, 지난해 236억원 등 수준이다.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관계자는 "현재 제주 경마 상금은 상기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서울과 부경에 비해 적게 책정·운영되고 있다"며 "하지만 수년간 서울과 부산 대비 높은 인상률로 제주 상금을 증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수율의 경우 제주마는 초기 투자 비용이 더러브렛 대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타 지역과 비교는 무리다"며 "현재 레저세 감면액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은 물론 제주마 보호 육성 및 인프라 개선, 생산장려금 지원 등의 말산업 발전, 경주 능력 향상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끝> 양경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