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오르고 산이 빠지는 10월, 더욱 세심히 관리 해야"
[감귤명인이 전하는 억대 전략] 오창훈 레드향 명인 올해 고온지속 가을비료 중요성 대두 수세 유지 악영향 가을순 제거 10월 중순부터 물 공급량 줄여야 당도 향상 등에 도움 칼슘, 생리장애 전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
오창훈 명인은 만감류 최고의 맛을 자랑하지만 재배가 어려운 레드향을 통해 체계적인 자신만의 재배기술과 노하우 등으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오 명인은 10월 달, 더욱 세심한 관리와 함께 주·야 온도를 높게 유지하면 신맛을 낮추는데 유리하지만, 가을순 생장을 촉진해 화아분화를 억제하고 착색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9월 18일 서귀포시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품질 레드향 제배법 교육을 들어본다.
△10월 달 세심한 관리 중요
10월은 레드향 과실이 비대해지고 당이 오르며 산이 서서히 빠지는 시기로 당산도 검사 결과에 맞춘 세심한 물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991.7㎡(300평) 당 10t을 기준, 3~5일 간격으로 관수한다. 또한 품질 향상을 위해 칼슘제와 황산가리를 살포하고, 내년도 화아분화 촉진을 위한 가을비료는 10월 말~11월 초 사이에 준다. 특히 올해처럼 고온이 지속된 해에는 가을비료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착색기에 접어드는 가을에는 건조한 날씨로 총채벌레와 응애 발생이 많아지므로 예찰과 방제에 힘써야 한다. 응애는 밀도가 높아지면 방제가 어려워지므로 하우스 전체를 꼼꼼히 관찰해야 한다.
9월에 발생한 가을순은 탄수화물 축적을 방해하고, 다음해 꽃 확보도 불안정하게 만든다. 또한 1~2월에 동해 피해로 고사지가 발생될 우려가 있어 수세 유지에도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녹화되지 않은 가을순은 다듬어 주거나 10월 말11월 초에 기부에서 제거하거나 마디 아래에서 잘라준다. 단, 나무 수세가 약하거나 잎이 부족할 경우 가을순 제거를 최소화 해 주는 게 좋다. 9~10월의 기온은 당도와 다음해의 화아분화 촉진에 영향을 준다. 건조한 날씨가 길면 당도는 높아지지만, 습도가 60% 이하로 떨어지면 산이 높아져 신맛이 강해질 수 있다. 주·야 온도를 높게 유지하면 신맛을 낮추는 데 유리하지만, 가을순 생장을 촉진해 화아분화를 억제하고 착색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천장 개폐기는 자연온도에 맞추고 10월 말 이후에는 과실에 새벽이슬이 맺히지 않도록 밤에는 닫아준다. 착색기에도 열과 방지를 위해 과실의 건조를 막고, 부패과는 즉시 제거해 주변 과실의 2차 부패를 예방해야 한다. 착색 초기부터는 아침 해 뜰 때 천정을 열어 이슬이나 관수로 인한 과실의 습기를 말려주는 것이 좋다. 송풍팬 시설이 있는 경우 새벽 시간에 작동시켜 말리는 것도 부피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산도 검사를 위해서 300평당 1~2그루의 표본 나무를 선정해 열매를 상하부에서 2개씩 채취한다. 표본 나무의 당산도를 주기적으로 검사한 뒤 결과에 따라 물주는 양을 조절한다.
착색은 외관 품질과 상품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시설 환경, 영양 및 호르몬 요인, 나무 수세, 기온차 등의 영향을 받는다. 10월 중순부터는 서서히 물주는 양을 줄이는 것이 품질 및 당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10월 말~11월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뿌리 흡수율이 떨어져 잎 결핍이나 성분 과잉 증세가 생길 수 있다. 황산가리, 황산고토, 부리오+요소를 7~10일 간격으로 번갈아 살포하면 착색 향상에 효과가 있다.
△칼슘제의 역할
과거 관행적 농사에서는 착색 초기에만 칼슘제를 엽면 시비해 왔지만, 최근에는 봄 새순 발아기부터 유과기, 착색기까지 폭넓게 활용한다. 칼슘은 과피와 과육을 경화시키고 당도를 높게 하고 저장성을 향상시킨다. 또한 잎 형성, 수세 유지, 수확량 증가, 부피 방지, 착색 촉진에 관여하며, 세포벽을 강화해 생리장애와 병 발생을 줄여준다. 칼슘제는 색깔 내움, 즉 예조 촉진 효과가 있어 가뭄이 심하거나, 나무가 쇠약하거나, 과다착과 되었을 때 과실의 자람이 좋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칼슘은 이동속도가 느리므로 생리장애가 나타나기 전에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칼슘제의 종류에는 수용성 칼슘제(셀바인, 퍼스칼 등)와 난용성 칼슘제(탄산칼슘, 크레프논 등)이 있고 난용성 칼슘제는 만감류에서는 껍질에 약흔이 남을 수 있어 사용을 꺼린다. 칼슘은 인산과 칼리의 이동을 돕지만 저온이나 햇빛 비침 조건에 따라 밀식이거나 그늘이 많으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시판되는 칼슘제 종류가 다양하나 그 효과를 입증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 여겨진다.
△열과 관리
올해에도 어김없이 기후 변화에 따른 열과가 발생해 레드향 농가들의 마음을 애태우게 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로 극복한 농민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열과현상은 착색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건조가 길어지지 않게 관수에 신경 써야 한다. 지역이나 품종에 따라 관리 방법의 정도 차이는 있겠으나 시행착오를 거쳐 점차 극복한 농가들이 그 요령을 공유해 나간다면 열과를 생리적인 현상(10~20%)으로 그치게 하는 농사법이 2~3년 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길어진 6월 장마와 8~9월의 고온과 열대야로 인해 레드향 열과 현상이 늘어나며 농가들의 어려움이 컸다. 일부 농가는 심한 피해로 타 품종 전환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농가 스스로 체계적인 관리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또 열과 피해를 최소화한 선도 농가들의 사례와 노하우를 서로 공유한다면 생리장애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레드향을 생산해야 수입 과일의 공세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맛과 품질이 보장된 제주의 레드향은 이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꾸준한 품질 관리와 품종 개선을 병행한다면 농가수취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제주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감귤로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의=오창훈 명인. 정리=김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