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기후위기 시대, 지역 공동체의 실천이 답

고기봉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비전임 교수

2025-10-19     고기봉

최근 우리는 일상 속에서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기후변화"라는 완곡한 표현 대신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국가와 개인, 그리고 지역 공동체 모두가 대응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정책이나 국제 협약만으로는 기후위기의 파고를 막아내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권 단위에서의 변화와 실천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가뭄과 폭우, 해수면 상승은 곧바로 농사와 어업의 피해로 이어진다. 하지만 동시에 농어촌은 풍부한 자연자원과 공동체 문화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습지를 보전하면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소득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길이 된다.

최근 몇몇 마을에서는 '에너지 자립 마을'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같은 새로운 시도가 활발하다. 태양광 발전을 공동 설치해 마을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그 수익을 다시 주민 복지에 투자한다. 습지 보전을 통해 국가로부터 보상금을 받고 그 재원을 활용해 마을 환경을 개선한다. 이 모든 과정은 주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지역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실천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지역 공동체는 단순히 전통과 향토 문화를 지키는 공간을 넘어 지속가능한 삶의 모델을 제시하는 실험장이 돼야 한다. 외부 전문가와 행정기관, 시민사회가 협력해 주민들의 역량을 키워주고 정책과 제도를 뒷받침 해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변화의 힘'을 믿는 것이다. 각자의 노력이 모여야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