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털진드기 12배 급증…쯔쯔가무시증 주의보

평균기온 15도 안팎서 활동 급증…감귤 수확기 맞물려 감염 위험↑ 질병청 “야외활동 후 몸 꼼꼼히 확인…검은 딱지·발열 시 즉시 진료”

2025-10-30     조병관 기자
질병관리청 자료제공

가을철 기온이 15도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제주지역에서도 털진드기 활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은 30일 제주를 포함한 전국 19개 감시지점에서 털진드기 지수가 지난주보다 1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털진드기는 쯔쯔가무시증을 옮기는 주요 매개체로, 가을 단풍철과 감귤 농작업 시기(10~11월)에 집중적으로 활동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털진드기 지수는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24로 크게 상승했다.

털진드기는 평균기온이 10~15도일 때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온도가 20도 미만으로 떨어지면 개체수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고, 약 15도를 분기점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이후 평균기온이 10도 미만으로 떨어지면 활동이 감소한다. 최근 제주지역의 낮 기온이 16도 안팎으로 유지되면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제주 전역의 활순털진드기 누적 발생 분포는 ‘101~200’ 수준으로, 이는 트랩(포획기에 7일 동안 채집된 털진드기 개체수의 평균치) 1개당 101~200마리의 털진드기 유충이 포획된 것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도 중상위권 수준의 활동 밀도다.

털진드기 발생 증가 시기와 쯔쯔가무시증 환자 증가 시기는 잠복기(1~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에도 초가을에 털진드기 발생량이 늘어난 뒤, 본격적인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급증했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에 물린 뒤 생기는 가피(검은 딱지)가 주요 증상으로, 10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근육통·발진 등을 동반한다. 최근 3년간 환자의 70% 이상이 가을철(10~11월)에 집중됐다.

제주보건소 관계자는 “야외활동 후 샤워로 몸을 꼼꼼히 확인하고, 검은 딱지나 발열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털진드기 유충의 크기는 0.3㎜ 이하로, 육안으로는 거의 확인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