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붐비는데 책은 안 빌린다…제주서 바뀌는 ‘독서 풍경’
이용객 3년 새 36%↑, 대출 건수는 제자리…디지털 자료 공간으로 ‘도서관의 역할’ 달라져 “책은 안 읽어도 도서관은 간다”…세대 따라 ‘콘텐츠 공간’ 으로 변신 중
제주지역 공공도서관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책 대출 건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이용이 확산되면서 도서관의 이용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제주 탐라도서관이 최근 3년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용자는 26만84명, 2023년 32만8428명, 지난해 35만4471명으로 3년 새 약 3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도서 대출 건수는 2022년 32만9991권, 2023년 35만895권, 지난해 34만9448권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용객은 늘었지만 책 대출은 정체된 셈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방문객은 많아졌지만, 책 대출보다는 전자자료 이용이나 공간 활용이 늘었다”며 “이용 형태가 변화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도서관에서 만난 대학생 A씨는 “책을 직접 빌리는 사람은 줄었지만, 대신 노트북으로 공부하거나 자료를 찾는 이용자가 많다”며 “도서관이 책을 빌리는 곳이라기보다 정보를 찾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40대 B씨는 “요즘 다들 전자책이나 스마트폰으로 보지만, 저는 직접 책을 고르고 넘기는 게 더 편하다”며 “도서관은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대나 이용 목적에 따라 이용 방식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서관은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전자자료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예산이 넉넉하진 않지만, 미디어 전용 열람공간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독서뿐 아니라 영상·디지털 콘텐츠 이용 등 변화하는 수요에 맞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탐라도서관은 제주도와 협력해 매년 4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북토크, 작가 초청 강연, 시민 참여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간 30여 회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