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불턱, 해녀의 삶으로 다시 쌓는다

비양도·법환 불턱 전통 방식 복원 해녀문화유산 보존과 관광자원화 병행

2025-11-04     김영호 기자
2024년 온평리 불턱 (온평리 1204-3지선) 사진이다. 

제주도가 비양도 협재리 '한섬들이 불턱'과 서귀포시 법환동 '법환 불턱' 등 2곳을 전통 방식으로 재현해 해녀 공동체의 삶과 기억을 되살린다.

제주도는 지난달 실시설계와 행정절차를 마치고 두 곳의 불턱 복원공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18년 이후 45번째 불턱 복원으로, 해녀문화유산 보존사업의 일환이다.

불턱은 해녀들이 물질 전후에 체온을 회복하고 휴식하며, 정보와 생업 경험을 나누던 공동체 공간이다. 해녀들의 연대와 생활문화가 녹아 있는 상징적 장소다. 제주 해녀문화를 대표하는 핵심 유산으로 평가된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해안 침식과 태풍으로 훼손된 불턱을 대상으로 복원사업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돌담형 불턱과 해신당 43곳을 정비했다. 올해 2곳을 추가해 복원사업 규모를 넓힌다.

이번 복원은 전통 기술과 재료를 최대한 보존해 진행된다. 도는 해녀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복원된 불턱을 어촌계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경제와 문화유산 전승을 동시에 도모할 계획이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불턱 복원은 단순한 구조물 수리가 아니라 해녀 공동체의 역사와 삶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지역 해녀들과 협력해 해녀문화의 가치를 온전히 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복원 예정인 비양도 불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