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꽃밭 피어난 제주 바다, 비양
배효정 작가 수중 퍼포먼스 영상전 11일부터 제주현대미술관 전시
제주 바다 속 신화적 공간이 예술로 되살아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현대미술관은 오는 11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에서 배효정 작가의 영상전 'BIYANG_비양'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공본풀이' 신화와 '바리데기' 설화 속 서천꽃밭을 모티프로, 제주 바닷속을 배경으로 한 수중 퍼포먼스 영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해녀 '비양'으로 등장해 생과 사, 기억과 망각을 오가는 상징적 여정을 표현한다.
영상은 해녀 비양이 물질 중 밧줄에 얽혀 정신을 잃고, 알 수 없는 섬에서 깨어나 방황하며 시작된다. 섬을 헤매던 비양은 서천꽃밭에서 꽃선녀를 만나 꽃을 건네받고, 난파된 배에서 친구를 발견한 뒤 꽃선녀와 삼신이 꽃잔치를 벌이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배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미술가·무용가·음악가 등 10여 명의 예술가와 협업했다. 수중 촬영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무대 연출과 해류에 순응하며 펼쳐지는 안무는 신화적 이미지를 생생히 전달한다. 영상 속 바다는 제주 신화에서 이승과 저승의 경계로 등장하는 ‘서천꽃밭’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오전 9시 15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 운영된다. 회차별 관람 인원은 30명으로 제한된다. 전시 관련 자세한 내용은 제주현대미술관 누리집(www.jeju.go.kr/jejumuseu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종후 도립미술관장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을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전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