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마약 유입에 제주 유통거점화 우려 확산
발견된 케타민 24kg…전 도민 투약해도 남을 양 관계기관 합동 대응…해안가 대대적 수색 전개
최근 제주 해안가를 통해 차(茶)로 위장한 마약이 연이어 유입되면서 제주가 마약 유통을 위한 거점으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경찰과 해경 등 관계기관들이 손을 잡고 마약 유입 등을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9일 제주경찰청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해안가에서 낚시객이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중국산 유명 우롱차(茶) 포장지로 포장된 이 물체에 대해 간이시약검사를 벌인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옴에 따라 경찰은 이를 향정신성 의약품인 ‘케타민’으로 판단,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와 제주항에서 차(茶) 포장으로 위장한 마약이 잇따라 발견되는 등 총 5차례에 걸쳐 제주 해안가에서 대량의 마약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마약(케타민)의 양은 무려 24㎏으로 통상 1회 투여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8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제주도민 전원이 투약을 하고도 남을 정도의 마약이 제주로 유입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도내 마약사범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경찰이 집중단속을 추진한 결과 마약사범 60명이 검거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실제 지난달 24일에는 항공기를 이용해 제주로 입국하면서 차(茶) 봉지로 위장한 필로폰을 몰래 반입한 30대 중국인이 경찰에 분잡히기도 했다.
이때 적발된 필로폰 양은 1.2㎏, 한화 약 8억4000만원 상당으로 4만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이 중국인은 제주로 유입한 필로폰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 유통하려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제주의 마약 유통거점화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마약 유입이 잇따르자 제주도와 경찰, 해경, 제주세관, 국정원 등 관계기관들이 지난 7일 합동 회의를 개최, 공조체계 강화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 기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해안가 마약류 발견 현황과 진행사항을 공유하는 한편 정보공유 및 합동 대응체계 구축 방안, 해안가 수색과 전단지 배포 등 예방·홍보 활동 등을 긴밀히 협조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조만간 관계기관 합동으로 도내 해안가에서 대대적인 수색 작업도 실시하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통해 관계기관 간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해상과 해안가 수색을 강화하는 등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안가에서 의심 물체를 발견했을 시 접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