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끊이지 않는 마약 발견"…민·관·군 공동 합동 수색
11일 경찰·해경·해병 해안가 수색 당일 오전 오후 또다시 마약 발견 초록색 차포장…반투명 봉투 밀봉 이달 대대적 해안가 수색 나설 방침
"날마다 쏟아지는 마약 소식에 제주 이미지마저 훼손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최근 제주 해안가에서 차 포장지로 위장한 마약류가 끊임없이 발견되면서 민관군이 11일 대대적인 합동 수색에 나섰다. 이날도 어김없이 마약류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
제주경찰청과 제주해양경찰청은 11일 오후 1시 도내 해안가 전역에서 민관군 합동 수색작업을 펼쳤다.
수색당국은 겨울철 해양 쓰레기가 다량 유입되는 곳을 3곳으로 특정해 경찰, 해경, 해병대, 자치경찰단, 자원봉사자로 구성한 800여명의 수색팀을 관할 구역에 배치했다.
수색 구역은 △1구역(엉알해안~귀덕1리항) △2구역(귀덕1리항~제주항) △3구역(곤을동 환해장성~광어연구센터)으로 헬기와 드론, 마약 탐지견이 동원됐다.
이날 현장에 군복과 제복을 입은 군·경 수색팀이 대거 몰리면서 사뭇 삼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후 1시30분께 집중 수색이 시작되자 대열을 맞춘 수색팀은 각자 5~20m 간격을 두고 집중 수색을 벌였다.
수색팀은 주로 해안가에서 마약류가 발견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바다와 맞닿은 해수욕장, 테트라포드, 항구를 중심으로 정밀 수색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도민과 관광객들은 마약 발견 소식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50대 도민 김모씨는 "아침에 눈만 뜨면 제주에서 마약 발견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며 "안 그래도 외국인 혐오 시위 등으로 인해 관광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는데 이번 마약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심히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60대 관광객 박모씨는 "경찰과 군인 수백명이 모여있어서 무슨 살인사건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동남아처럼 제주도 물 한 잔 마실 때 마약이 타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해야 할 것 같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이날 3시간가량 이어진 수색 과정에서 또다시 마약류가 발견됐다.
오후 2시20분께 우도 삼양동 해녀 탈의실 앞 갯바위에서 차(茶) 포장 형태의 블럭 1개가 발견됐다.
앞서 오전 9시께 제주시 구좌읍에서도 마약 의심 물체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로써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제주항·애월읍·조천읍·구좌읍·우도 해안가·서귀포 성산읍 등 총 10차례에 걸쳐 차 봉지 형태의 마약이 발견됐다.
만일 간이시약 검사에서 해당 마약류가 모두 케타민으로 확인되는 경우 이 양은 모두 29kg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 1회 투여량 0.03g 기준 97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김영범 제주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마약이 발견되는 곳이 해양 쓰레기 유입 지역과 유사해 해류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귀봉 제주경찰청 강력계장은 "만약 마약류를 발견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며 "만일 신고하지 않고 소지, 소유, 사용하는 경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