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바다를 지켜온 마음, 착하단 44호로 빛나다
서로의 삶을 받쳐온 어촌 공동체… 작은 나눔이 모여 큰 바다가 되다 30년 현장을 지켜온 오동훈 상임이사와 제주어류양식수협의 따뜻한 실천 이야기
어업 공동체를 지탱해온 ‘보이지 않는 손길’
“어촌은 함께 살아가는 곳”…나눔 철학을 말하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일상 속 실천’의 봉사
착한단 선정…“작은 정성이 모이면 바다처럼 큰 힘”
제주의 바다는 언제나 누군가의 손길 위에서 지켜져 왔다.
파도와 바람을 견디며 생계를 이어가는 어업인들은 동시에 가장 가까운 이웃의 삶을 돌보는 보이지 않는 공동체의 버팀목이기도 하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제44호 착하단(團)’ 으로 선정되면서, 그 조용한 헌신의 주체들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이날 현판식에는 한용선 조합장을 대신해 오동훈 상임이사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오 상임이사는 1992년 제주시수협 금융 사원으로 시작해 30년 넘게 현장을 지켜온 ‘어업인 결의 행정가’다.
지도상무·경제상무·기획상무를 거쳐 2021년 상임이사에 취임하기까지 제주 해양·양식 산업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견뎌낸 인물이다.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 출신으로 생태와 산업의 균형을 고민해온 경험은 오늘의 ‘착하단(團)’ 참여에도 고스란히 스며있다.
△ “어촌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나눔은 그 기반입니다”
제주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은 어업인의 권인과 어업 기반을 지키고 수산업 발전을 위해 앞장서온 제주 대표 협동조합이다.
양식기술 향상, 유통 활성화, 장학사업, 환경 개선 등 지역과 어촌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공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착하단 현판 전달식에는 오동훈 제주어류양식수협 상임이사가 대신 참석해 “제주 바다를 지키는 일도, 지역을 돕는 일도 결국 하나의 흐름”이라며 “수협은 어촌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상임이사는 “제주의 바다는‘함꼐 나누는 마음’으로 유지돼 왔다”며 “수협은 경제조직을 넘어 지역과 상생하는 따뜻한 공동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보여주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실천’
오 상임이사는 “우리의 봉사는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어촌이 함께 살아가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오 상임이사는 “봉사활동이 알려진 이후 더 많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작은 나눔이라도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수협은 매년 복지시설에 쌀과 생필품을 전달하고, 장학사업·주거 개선 지원·어촌계 환경정화 등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특히 수협 여성조합원들로 구성된 ‘여성어업인회’는 김장 나눔과 주거취약계층 지원 등 지역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활동하고 있다.
오 상임이사는 “어려운 이웃에게 작게라도 힘이 되는 일, 그것이 수협이 지역에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작은 도움도 모이면 바다처럼 커집니다”
‘나의 작은 도움이 무슨 힘이 될까’라는 질문에 오 상임이사는 “저도 처음엔 그런 생각이 있었다”며 “봉사를 해보면 작은 손길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꾼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마음들이 모이면 더 큰 힘과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의 핵심은 ‘진심’”이라며 “진심을 담은 작은 나눔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오 상임이사는 수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어촌 복지와 사회공헌의 중심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제44번째 ‘착한단(團)’ 현판 전달식 개최
제민일보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2일 제44번째 착한단(團) 현판 전달식을 진행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지역 사회공헌 활동과 어촌 상생 노력을 인정받아 이달의 착한단으로 선정됐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어촌의 나눔은 바다처럼 깊고 꾸준하다”며 “작은 정성이라도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제주 공동체의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수협은 지역 어업인과 함께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대표적인 공동체 조직”이라며 “이번 선정이 더욱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오 상임이사는 “제주 바다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 웃을 수 있는 어촌을 만들겠다”며 “착한단 참여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지역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나눔은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거창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면 됩니다.”
오동훈 제주어류양식수협 상임이사는 이날 나눔의 본질을 ‘일상 속 실천’으로 정의했다.
오 상임이사는 1992년 제주시수협에서 금융업무로 첫발을 내디딘 뒤 30여 년 동안 제주 수산업의 변화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지켜온 실무형 리더다.
양식어업 관련 경제 사업은 물론 기획·경영·친환경사료 사업까지 핵심 보직을 두루 맡으며 수협이 지역 어업인의 곁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몸으로 배워 왔다.
이 과정에서 오 상임이사는 “제주의 바다는 단순한 산업 기반을 넘어 수많은 가정의 생활과 직결된 삶의 터전”임을 절감했다고 한다.
2021년 상임이사에 취임해 제주 어촌의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오 상임이사는 “바다는 한 사람의 힘으로 지켜지는 공간이 아니라 어업인과 조합, 행정과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돼 있을 때 비로소 생명선처럼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촌에는 늘 예상치 못한 위험과 변화가 찾아오지만, 그럴 때일수록 함께 서 있어야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상임이사는 봉사와 나눔의 의미를 어촌의 생태와 연결해 설명했다. “봉사 역시 마찬가지로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의미가 생긴다”며 “한 사람이 돕는 것은 물결 하나지만, 여러 사람이 힘을 보태면 바다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