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령 보행자 사망사고…횡단보도 개선
지난해 보행자 사망사고 76.9% 노인 자치경찰, 횡단보도 143곳 시간 연장
길을 걷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노인들이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고령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보행 신호체계 개선이 이뤄졌다.
17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10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만 65세 이상 고령 보행자는 59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 보행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 보행자 비율은 2020년 43.3%에서 2021년 43.7%, 2022년 52.9%, 2023년 66.6%, 지난해에는 76.9%로 최근 5년간 무려 33.6%p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자치경찰단은 보행 안전이 취약한 고령자 중심의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마련, 지난 2월부터 한국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와 함께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우선 노인들의 통행이 잦은 경로당과 병의원 인근 등에 위치한 횡단보도 143개소에 대해 노인들의 보행속도를 고려, 횡단 시간을 최대 16초 연장했다.
또 12개소에는 ‘보행 전 시간 기법’을 적용, 차량 신호 종료 후 1~2초 뒤 보행신호가 켜지도록 해 보행신호에 건너는 고령자와 교차로를 미처 통과하지 못한 차량 간 충돌 위험을 예방했다.
20개소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보행신호 자동연장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횡단보도가 설치됐고 나머지 54개소에는 초속 0.7m의 보행속도를 기준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이같은 개선 결과 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대기하는 시간이 장소별로 1.8~27.9% 감소, 보행 편의성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오광조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장은 “이번 신호체계 개선 효과를 분석하고 홍보해 교통사고 감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내년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교차로 횡단보도까지 개선 범위를 확대해 보행자 중심의 교통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