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비극 다시 묻는다"…연극 '돔박아시, 고이래' 제주 초연

프로덕션IDA·제주콘텐츠진흥원 공동기획 동백아가씨 선율·제주어로 풀어낸 여성 서사

2025-11-19     김영호 기자

프로덕션IDA는 제주콘텐츠진흥원 Be IN: 극장과 공동기획한 신작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를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초연으로 올린다고 19일 밝혔다.

작품은 1948년 제주 4·3을 배경으로, 이념과 국가 폭력 아래 희생된 민간인들의 비극을 오늘의 무대 위로 다시 불러낸다. 연극은 4·3으로 홀로 남은 해녀 '고이래'가 이제야 말을 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아 오래 묻어둔 상처와 슬픔을 꺼내놓는 이야기다. 세월을 함께 견딘 삼춘들과, 그들의 고통을 모르고 살아온 후손들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 담기면서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대본은 신춘문예와 동아연극상 수상 작가 이미경이 맡았다. 고이래 역은 제44회 서울연극제 연기상,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손숙연기상 등을 받은 배우 황세원이 맡아, '동백아가씨' 선율과 제주어를 교차시키며 억압과 저항, 망각과 기억을 잇는 여성 서사를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해녀의 언어와 노래를 통해 숨겨진 시대의 아픔을 되살려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문화예술진흥기금) 선정작이다. 예매는 Be IN; 극장 예매처에서 가능하다. 전석 1만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극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희영 연출가는 "제주의 감춰진 아픔을 무대 위에 올리는 일은 단순 재현으로는 불가능했다"며 "배우들이 제주어를 배우고 현장을 답사하며,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을 만난 뒤 첫 공연은 반드시 제주여야 한다고 확신했다. 도민과 함께 그 시절을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