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주택용 소방시설, 선택이 아닌 필수
현지윤 제주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사
최근 수년간 발생한 주택 화재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화재가 최초 발견이 조금만 빨랐어도, 초기 진압이 가능했어도,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가정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 두 가지를 의미한다. 설치는 간단하지만 그 효과는 매우 크다. 감지기는 연기를 빠르게 감지해 경보음을 울려 화재를 조기에 알려준다. 특히 야간에 발생하는 화재는 발견이 늦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이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소화기는 작은 불을 크게 번지기 전에 직접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해준다. 화재 초기의 소화기 1개는 소방차 1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한 주택은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 두 가지는 우리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장비다. 설치 또한 어렵지 않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나사나 양면테이프로 천장에 간단히 고정하면 되고, 소화기는 눈에 잘 띄는 주방이나 거실 등에 비치하기만 하면 된다. 몇 분의 시간을 들여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지킬 수 있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대비는 미리 할 수 있다. 오늘 집을 나서기 전에,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리 집에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 작은 관심과 실천이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큰 힘이 된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오늘 바로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