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한 끼는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힘"

[기획]2025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 아카데미 ④ 금악초

2025-11-24     김영호 기자

제민일보사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5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24일 오전 금악초등학교 6학년 1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강의는 금악마을에서 식당 '아니다 파스타'를 운영하는 조아름 대표가 '요리로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이어졌다. 

24일 오전 금악초등학교 6학년 1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5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열렸다. 

△음식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변화

조아름 대표는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일을 넘어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크리스마스의 케이크, 생일날의 미역국처럼 음식은 일상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감정의 언어"라고 강조했다.

"친구와 다퉜을 때 떡볶이를 먹으며 화해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조 대표의 질문에 교실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그는 "음식은 사람의 기분을 바꾸고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라며 "요리사는 이러한 감정을 읽고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주방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서서 일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손님이 '너무 맛있다'고 말해준 한마디에 모든 피로가 사라졌던 경험이 있다"고 전한 조 대표는 "따뜻한 한 끼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힘이 된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지역을 살리는 요리, 그리고 '500만원 도시락'

조 대표는 금악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초기, "손님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월드비전과 인연이 닿아 결식 아동 지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가게의 대표 메뉴인 감태 파스타가 만원이면 그중 1000원을 따로 모아 기부했다. 그렇게 모인 500만원이 방학 동안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아이들의 세 끼 식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리로 벌어들인 돈이 다시 누군가의 식사가 되는 과정에서 큰 의미를 느꼈다"며 학생들에게 "작은 손길도 누군가에게는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금악마을의 대표 음식으로 알려진 '무짠지 냉면'을 소개하며 지역 농산물과 요리가 만나면 어떤 변화가 만들어지는지도 설명했다. 

그는 "금악에서는 무·양배추·감자 등 다양한 농산물이 나오지만 이를 소비할 공간이 부족했다"며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냉면이 알려지면서 마을 전체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지역 경제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요리는 지역 농가와 식당, 관광객을 연결하는 고리"라며 "금악에서 자라는 재료로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요리사가 되는 길…창의력·팀워크·체력의 세계

강의는 학생들의 진로 질문으로 이어졌다. "요리사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요리는 창의력·협동심·집중력·순발력·체력 등 다섯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완성된다"고 답하며 실제 사례를 곁들여 설명했다.

먼저 창의력과 관련해 "계란 하나로도 완전히 다른 수십 가지 요리가 만들어진다"며 "같은 재료도 어떤 조합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팀워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주방은 뜨거운 불과 물, 무거운 도구가 많은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의 위치와 손 움직임을 정확히 알아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팀워크가 무너지면 주방 전체가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집중력과 순발력에 대해서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1번 테이블과 10번 테이블의 음식이 동시에 나가야 할 때가 있다. 한순간만 흐트러져도 가게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의 중요성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요리사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체력이 있어야 친절함과 정성도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요리사가 되는 경로도 소개했다. 

그는 "조리 자격증 취득, 조리과 진학, 현장 경력 등 다양한 길이 열려 있다"며 "지금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며 '왜 이 맛이 날까'를 스스로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요리의 시작이 된다"고 조언했다.

강의 후 학생들은 "요리가 사람을 돕는 일이라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지역과 연결되는 음식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 대표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마음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며 "요리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강의는 제민일보 유튜브(https://youtu.be/b_MAr9uR5GM?si=JItQQjXAz-4phufc)에서 다시볼 수 있다. 김영호 기자

24일 오전 금악초등학교 6학년 1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5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