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혈세 먹는' 관광공사 존폐 논의해야
2025-11-24 제민일보
'제주관광공사'가 만성 적자난을 해결하지 못해 도의회로부터 또 뭇매를 맞았다. 2008년 7월 침체에 빠진 제주 관광 재도약을 이끌 구심체가 절실한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공기업으로 출범했지만 경영 난맥상으로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 수익 확충을 위해 도전했던 내외국인 면세점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내국인 지정면세점과 대기업 외국인면세점과의 과당·출혈 경쟁으로 적자만 누적되면서 경영난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제주관광 통합마케팅 등 설립 목적도 의심받고 있다. 면세점 적자난으로 통합마케팅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대부분 제주도 사무를 대행하거나 수탁 업무를 추진하는 공기관 대행사로 전락했다. 지난 21일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예산심사장에서도 의원들은 자체 수익 창출 대책 없이 제주도 공기관 대행사업을 통한 간접적 수익 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비판했다. 책임경영 실패로 도민 혈세만 잠식한 결과 '좀비 기업'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이다.
도의원들은 제주관광공사가 설립 목적인 통합마케팅을 수행치 못하면 존립 이유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연한 지적이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약속한 경영혁신도 흐지부지되면서 도민들의 재정 부담만 커지는 실정이다. 내년에도 232억원 규모의 제주도 공기관대행 예산이 배정돼 '좀비기업'을 벗긴 힘들다. 제주관광공사가 통합마케팅 등 관광산업 중추적 역할의 본래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면 민간조직인 제주도관광협회와의 통폐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