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심장의 문지기에 생긴 이상
제주한국병원 심장내과 고금 과장
심장은 네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방 사이에는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이 존재한다. 심장판막증은 이런 판막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심장판막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판막협착증은 판막이 좁아져 혈액이 원활히 통과하지 못하는 상태이며, 판막패쇄부전증은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상태이다.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에서 가장 흔히 발생한다.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나 질환이 진행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운동 시 호흡곤란이 먼저 발생하며, 점차 일상생활 중에도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흉통, 만성적인 피로감, 어지러움, 실신, 심계항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주요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가장 흔하며, 특히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주된 원인이다. 류마티스열을 앓았던 경우, 선천적 기형, 감염성 심내막염, 고혈압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은 청진을 통해 심잡음을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이다. 이후 심전도, 흉부 X선 촬영을 시행하며, 심장초음파 검사는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로 판막의 구조와 기능, 혈류의 속도와 방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필요시 심장 CT나 MRI, 심혈관 조영술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치료는 질환의 중등도에 따라 결정된다. 경증의 경우 정기적인 관찰과 함께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이뇨제, 혈압강하제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중등도 이상의 경우 판막성형술이나 판막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최근에는 개흉술 없는 경피적 판막치환술도 발전하고 있다.
심장판막증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