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메밀 활용도 높인다…증숙 공정 적용한 분말 제조기술 개발
제주지역 메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가공기술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증숙(찌기) 공정을 적용해 영양성과 가공성이 개선된 메밀 분말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제주는 2024년 기준 메밀 재배면적 1858㏊, 생산량 1249t으로 전국 최대 생산지다. 그러나 대부분이 원물로 유통돼 지역 내 가공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메밀은 가열 시 쓴맛의 원인 물질인 퀘르세틴이 증가하고 글루텐이 없어 반죽 점성이 낮아 가공제품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농업기술원은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육성 신품종 '햇살미소', '황금미소'에 증숙 공정을 적용한 분말 제조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증숙 처리된 메밀 분말은 조단백질이 기존 대비 약 2.5배, 루틴 함량은 약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퀘르세틴은 감소해 맛과 풍미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분말의 호화도가 상승하면서 수분 흡수력이 좋아지고 조직감이 부드러워지는 등 가공성이 크게 향상됐다. 냉장 보관 후 재가열 과정에서도 굳는 현상이 줄어 제품 생산 시 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농업기술원은 이번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건강식·간편식·디저트 등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관련 산업체와의 기술이전을 통해 제주 메밀의 산업적 경쟁력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강다영 농업연구사는 "원물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가공기술 고도화를 통해 메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