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靈山齋)
2003-09-29 제민일보
불교계에 따르면 영산재는 중국 당나라로부터 고려와 조선을 거쳐 전승돼오고 있다. 이 영산재는 온 세상 모든 성현과 수행자와 높은 스승을 청하여 봉양하며 법문을 듣고 시방의 외로운 혼령을 천도한다. 또 무주고혼 영가들에게 장엄한 법식을 베풀어 극락왕생 하도록 하는 의식이다.
그러한 영산재가 지난 27일 제주에서도 있었다. 관음사에서 봉행된 2003 한라산 영산대재가 그것이다. 2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치러진 이 행사는 점등의식과 산사음악회도 곁들여져 운치를 더 했다. 특히 이 영산대재는 탐라전통제례문화의 종합적 복원을 시도하는데 더 의의가 있다. 그래서 한라산신을 비롯 설문대 할망, 각 성씨의 입도조 81신위, 신당의 당신 368신위 등이 모셔졌다. 행사 주관측에서도 탐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풍운뇌우제(風雲雷雨祭)를 비롯 조선조까지 국제와 도제로 열렸던 사직대제(社稷大祭), 한라산제, 성황발고제(城隍發告祭) 등의 경신공양제(敬神供養祭)를 재현했다고 밝혔다. 제주창조의 신화와 설화, 역사속에 응결된 선조들의 고난과 원한을 씻어내 서로 화해하고 해원상생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이 영산대재의 당초 의도대로 도민 화합과 통합이 절실한 시점이다.
<윤정웅·편집부국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