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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새들이 돌아온다. 아득하기만 한 바닷길. 구좌읍 하도리 창흥동 양어장과 성산읍 오조리 갯벌, 한경면 용수리 용수저수지는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다.북방계와 남방계 조류가 이동하는 길목에 자리잡은 제주도는 새들의 천국이다. 따뜻한 제주의 겨울은 새들의 좋은 안식처가 된다. 매년 11월초부터 북쪽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마친 도요새류·물떼새류·백로류·가마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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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10.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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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반내(서귀포시 서홍동)·산지천(서귀포시 동홍동)비 그친 뒤 푸른 하늘. 티 하나 없는 맑은 물. 솜반내(선반내)의 물소리가 한결 싱그럽고 시원하다. 어수선한 머릿속을 말끔하게 비워내는 듯하다.솜반내는 천지연폭포 상단에 자리잡은 하천이다. 주류(主流)가 9㎞가량 되는 연외천(淵外川)의 하류에 해당된다. 지명으로 구분하면 서홍동 고냉이소에서 천지연폭포 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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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훈
2002.10.1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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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깍·논짓물 조간대(서귀포시 예래동)철 지난 바닷가. 그러나 실망할 것 없다. 높고 푸른 하늘, 바다와 바람과 파도를 걸러주는 숲, 돌멩이에 부딪혀 깨지는 파도소리, 구멍 숭숭 뚫린 까만 돌과 하얗게 이는 파도의 포말이 이루는 흑백의 조화가 절묘하다.푸른 바다가 가을의 서정에 동참한다. 가을하늘을 담고 있다. 한여름의 유혹 대신 차분한 안정과 성숙함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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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훈
2002.10.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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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거림은 싫다. 보다 한적한 곳에서 제주의 자연을 맛볼 수 없을까. 그렇다면 이번 주말을 이용해 강정천에 가라. 9월 들어 강정천은 아름다운 적막이 넘친다. 새벽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고 밤이면 눈부신 별이 쏟아진다. 물가에 주저앉으면 거기가 무릉도원이다.서귀포시 강정동 강정천(江汀川). 매년 보리에 이삭이 단단하게 달릴 때면 강정천에 은어가 올라온다. 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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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훈
2002.09.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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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삿개 조간대(서귀포시 대포동)·천제연(서귀포시 중문동)백로(白露)의 등뒤를 스치는 소슬바람. 어스름의 가을바다. 이제 여름은 끝났다. 더 이상 해변의 여인은 없다. 그러나 한여름보다 더 좋다. 유혹 대신 차분한 안정과 성숙함이 넘친다. 그래서 눈도 편안하다.서귀포시 대포동 지삿개. 가을냄새가 난다. 맑은 바다와 바람과 파도를 걸러주는 솔숲. 솔바람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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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승훈
2002.09.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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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또폭포(서귀포시 강정동)·정방폭포(서귀포시 동홍동) 흔히 ‘서귀포 70리’라고 한다. 무슨 뜻일까. ‘정의현(旌義縣·지금의 표선면 성읍리)의 서쪽 70리 지점에 서귀포가 있다’고 적혀있는 조선시대 제주목사 이원진의 「탐라지」(1653)에서 비롯된 것일까. 물론 남인수씨가 부른 같은 제목의 노래(조명암 작사·박시춘 작곡)도 있다. 지역주민들의 해석도 엇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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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8.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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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논·돔베낭골(서귀포시 호근동)뙤약볕에 벼가 익어간다. 서귀포시 호근동에 있는 ‘하논(大畓)’은 산남지역 최대 벼 경작지다. 전체 면적은 25㏊. 이 가운데 14㏊ 가량이 논으로 활용되고 있다.하논의 너른 들판은 지금 온통 초록 벼 물결이다. 녹색 융단 같다. 한껏 자란 벼들은 바람 부는 쪽으로 일제히 쓰러지고 바람의 끝자락에서 일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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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8.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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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서귀포시 천지동) 천지연은 지금 한 색깔이다. 장쾌한 폭포수를 머금은 진초록의 절정. 물과 나무와 여행자의 마음이 모두 그 색깔에 녹아든다. 그 이름만큼이나 빼어난 천지연 폭포는 조면질 안산암의 기암절벽이 하늘높이 치솟아 마치 선계(仙界)에 들어온 듯 하다. 관광 명소답게 천지연은 지나치게 관리가 잘돼 있다. 그게 흠이라면 흠이다. 천연기념물 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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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8.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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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파괴의 주범이라면 그 맑은 환경이 얼마나 가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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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8.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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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코 계곡(서귀포시 상효동) 여름에 포획 당한 도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다. 머리 위에 햇살이 뜨겁고 땀에 전 옷은 등판이고, 허벅지고 거머리처럼 달라붙는다. 시원한 물과 서늘한 그늘이 그립다. 그래서 찾아간 게 서귀포시 상효동 돈내코 계곡. 차디찬 물, 거무튀튀한 암반과 이끼, 그리고 그 모든 요소가 만드는 신비감…. 계곡이 좋으니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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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8.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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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계곡(서귀포시 영천동) 5·16도로 남서교 지경에서 효례천을 따라 선돌계곡으로 간다. 먼저 길을 찾는 작업이다. 서귀포시 영천동, 좀 더 정확하게 말해 입석동 입구 선덕사 뒤편 계곡의 출발점. 취수관이 놓여있고 분명 사람이 드나드는 곳인데도 발길이 다져진 땅이 없다. 철통같은 원시림이 아직 사람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오직 높은 곳에서 흘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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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7.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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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물·알소·웃소·오개물도(남원읍 하례리) 제주의 자연은 지금 갖가지 초록물감을 풀어 놓고 있다. 연초록은 아기의 해맑은 얼굴을 떠올리게 하고 진초록은 강인한 생명력의 대명사다. 눈길 가는 곳마다 새 희망의 증명서처럼 지금 들녘은 건강한 빛을 발하고 있다. 매미 소리가 짙은 녹음을 뚫고 귓전을 두드린다. 벌써 여름인가. 월드컵 열기에 확연한 계절의 변화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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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7.0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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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협 하례1리장은 “효례천은 건천(乾川)이나, 봄·여름 큰비에는 중·상류쪽인 선잣지왓·산벌른내·돈내코계곡에서 흘러든 물이 합쳐져 큰 물줄기를 이룬다”고 말했다. 양 이장은 또 “효례천은 국가지정 58종의 법정보호식물 가운데 한란·암매·솔잎란·고란초·으름난초·죽백란·죽절초·대흥란·개가시나무·만년콩·무주나무·솜다리 등 12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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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6.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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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각·돗귀소·긴소·남내소(남원읍 하례리) 출발점은 효례천의 맨 끈인 쇠소깍이다. ‘황개’라는 바닷가와 접해 있다. 황개는 ‘거친 바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파도의 높낮이를 표시하는 단위로 가장 거친 상태를 ‘황천’이라고 한다. 이 일대는 다른 바다가 잔잔할 때도 집채만한 파도가 덮치는가 하면 ‘너울’현상이 심한 위험한 곳이다. 쇠소깍은 사시사철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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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6.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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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원로 김창문씨(69·토산1리)는 "예전에는 고다못과 물곶는 밭 등 크고 작은 연못이 꽤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매립돼 버리고 거슨새미와 노단새미 정도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거슨새미에 대해서는 "토산리 뿐 아니라 신흥리, 세화1·2리 주민들까지 물 길러 오던 곳"이라며 "가뭄이 심할 때면 인근 마을에서 소에 허벅 2개를 짊어지고 물 길러 오던 행렬이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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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5.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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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단새미·거슨새미(토산1리)·올리소(토산2리)·팽풍물·검순이(세화2리) 표선면 토산리로 간다. 토산리는 1리와 2리로 구분돼 있다. 토산1리는 인구가 550명 정도 되는 전형적인 산간 시골마을이다. 산간마을이어서 예전에는 크고 작은 연못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쓰임새를 잃어 대부분 매립되고 거슨새미와 노단새미 정도가 남아있을 뿐이다. 거슨새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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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5.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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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정 태흥2리 노인회장(78)은 “셋못에는 ‘풍’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선애(드렁허리)가 무척 많았었다”며 “아마도 지금도 펄 속에 선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상수도가 개설되기 이전에는 셋못이 마을의 생명수나 다름없었다”며 “당시 주민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물지게나 허벅으로 물을 떠다 먹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옛날에는 물베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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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4.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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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오름 화구호(남원읍 하례리)·셋못(남원읍 태흥2리)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를 따라 사라오름으로 간다. 사라오름은 한라산 백록담 정상까지 9.6㎞의 절반이 조금 넘는 지점에 있다. 성판악 등산로는 평탄하다. 그러나 한라산 등반로 가운데 가장 길다. 얼치기 산꾼에게는 독특하고 고생스러운 등산로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린다. 그러나 이번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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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4.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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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봉 세화1리 이장(44)은 갈마수에 대한 향수를 잊을 수 없다. 갈마수는 여름이면 세화1리 어린이들을 위한 수영장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그는 “세화1리는 중산간 지역이지만, 당시 수영을 못하는 어린이는 없었다. 수심이 깊기 때문에 경쟁하듯 주변 폭낭(팽나무)에 올라가 다이빙을 하며 자웅을 겨루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가기 전만 해도 이 일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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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4.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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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개기못·윤남못·갈마수·황다리못(표선면 세화1리) 산과 들에 꽃이 피고 초록 물결이 퍼져 올라가기 시작했다. ‘봄이 빨리 왔다’는 말이 실감난다. 중산간 들녘의 보리밭은 이미 바람 따라 파도처럼 물결치는 푸르름이 가득하다. 마치 녹색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취재팀이 찾은 표선면 세화1리 돌개기못의 경우에도 연초록 신록이 싱그러운 빛을 드러냈다. 이 일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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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2002.04.22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