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전년보다 25% 늘어난 7만1000여명. 매년 이와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데다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는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여행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관광객은 지난해 10월 한달 집계로는 처음으로 일본관광객을 앞지른 데 이어 올해 2월 다시 이 같은 기록을 세움으로써 그동안 일본관광객이 제주의 외국관광시장 절대 부분을 차지하던 아성이 깨질 날도 그리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연간 제주를 찾는 일본관광객이 15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빠르면 3∼4년, 늦어도 북경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이면 일본관광객을 앞지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면 풍부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대륙에서 제주관광은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월드컵 중국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심천·광주지역을 방문했던 제주관광홍보단이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와 일정을 통해 문제점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중국인의 눈에 비친 제주관광
 이번 월드컵 제주관광을 설명하는 간담회에 참여했던 광동성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제주관광에 대해 한결같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너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리앤천씨(여·심천시 여유공사)는 “손님들이 배가 고프고 볼 것이 없으며 호텔 수준도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나 처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여유국 위에 부국장도 “관광코스 개발이 미흡하고 체험형 코스가 적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이 때문에 처음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 제주가 낀 방한상품을 많이 선택하는데 재방문자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장후이씨는 “야간에도 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제외하고는 관광객을 데리고 갈 마땅한 곳이 없다”며 “야간관광을 할 문화공연이나 쇼핑시설 등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근본적 원인은 저가상품 구조
 이처럼 제주관광에 대한 일그러진 이미지는 저가상품 구조에 그 근본적 원인이 있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방한여행상품 중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주를 포함한 5박6일 코스의 상품가격이 3000위앤(52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중 한-중 왕복항공료와 국내 이동 항공료가 35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 상품을 이용하는 중국관광객들은 숙박, 음식 등 5박6일의 지상 경비를 고작 17만원으로 해결하고 있다. 1인당 하루에 채 3만원도 금액이다.

 이는 곧 ‘수준 낮은 호텔’과 ‘싸구려 음식’, ‘볼 것 없는 무료관광지’만 돌아보게 됨으로써 ‘제주관광=부실관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2005년 관광시장이 개방된다
 중국 관광시장도 지난해 WTO 가입으로 숨가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여권신청에 따른 초청장제출의무가 폐지됨에 따라 조만간 개별여행시대가 열린다. 물론 개별여행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해외여행이 물 설고 낯 설은 지역으로 가는 것이다 보니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떠나는 관광패턴에 큰 변화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개별여행시대가 활짝 열린다는 것은 여권발급 등을 포함해 관광을 둘러싼 부문이 외국여행 완전자유화로 간다는 것으로 관광수요가 대폭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천시 여우국 000부국장은 올해부터 외국자본과 합작한 여행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으며 오는 2005년부터는 외국인이 중국 내에서 여행사 설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한국송출을 전담하고 있는 65개 업체의 구조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즉 외국여행객의 모객과 송출이 지금과 같은 엄격한 규제의 울타리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제주의 겨울 관광상품화 적극 나서야
 중국인들은 제주관광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갖고 있으나 제주가 상당한 매력을 지닌 관광지라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다녀간 중국관광객들은 깨끗하고 잘 보존돼 있는 환경, 바다, 그리고 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광동성을 비롯해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 중국 남쪽지역 공략으로 제주의 겨울을 관광상품으로 잘 구성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주홍보단의 현지투어를 진행한 청년국제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겨울철 강원도로 향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소 7시간에서 20시간이 안되고 있는 제주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능동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이는 중국관광객이 목적형 투어가 아닌 경유형 관광패턴인데 원인이 있지만 ‘저녁에도 술 마시는 것이나 아니면 할 일이나 볼 것이 없다’는 지적은 우리가 이들을 눌러 앉히기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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