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부 우수여행상품 1100건 출품중 제주는 "전무"

제주 관광상품 시장에서 제주지역 여행사들은 배제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도내 여행사들의 무관심. 영세한 지역업체들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다른 지역 업체들의 하청업체로만 살아 갈 수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정부 인증 우수상품 하나 없다=문화관광부는 최근 125개 여행상품을 정부가 인증한 우수여행상품으로 선정했다. 우수여행상품으로 선정되면 정부의 인증증서와 함께 우수상품 인증 마크를 1년 간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차원에서도 선정된 상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신문광고를 비롯, 모음집 발간 등 공세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우수상품 가운데 제주지역 우수상품은 ‘늘푸른 제주여행 3일’(현대백화점) 등 내국인 상품 2개, 해외여행상품은 중국인을 겨냥한 ‘알찬 제주/서울 4박5일’(자유여행사) 1개 등 3개에 그쳤다.

선정된 제주여행상품 역시 모두 다른 지역 여행사가 출품한 내용. 이번 심사에는 1094개의 여행상품이 출품됐지만 도내 여행사들은 단 한 건도 신청하지 않았다.

▷‘Made in Jeju’ 관광상품 왜 안되나?=도내 여행사 관계자들은 우선 업체의 영세성을 꼽는다. 국내·외 관광객을 자체적으로 모객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여행사가 전무하다는 것. 외국인 관광객 모객 능력을 갖춘 곳은 여행사보다는 오히려 호텔이나 외국인 전용 기념품 판매점들이다.

그러다 보니 자체 여행상품 개발에는 별반 관심이 없는 실정이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상품 아이템이 없는 것이 아니”라며 “자체 상품을 개발해 마케팅 하는 것보다 서울 소재 메이저 업체에서 내려오는 상품을 처리해 주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내 신규 여행업체가 최근 2년 사이 1백여 개가 늘어날 정도로 우수죽순으로 난립, 단기 이익만을 추구해 자체상품 개발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가정집에서 팩스하나 전화하나 놓고 영업하는 여행사들도 존재하고 있으며 ‘여름 한 철’을 위해 여행사를 차린 곳도 있다.

▷대책은 없을까?=지난달 제주도관광협회, 도내 여행사, 제주도, 학계 등이 지혜를 모아 제주관광 표준 모델 코스 60여 개를 선보였다. 계절, 성향, 주제별로 세분화해 생태, 체험, 테마관광을 기존 주요 코스에 포함 시켰다.

협회는 당초 상품화로 연결시킬 계획이었나 정작 이를 자체적으로 상품화하겠다는 도내 여행사들은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인택 제주도관광협회 관리·운영 팀장은 “우선 난립된 도내 여행사가 타지역 업체와 경쟁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자체 구조조정이 돼야 한다”라며 “모객 능력을 갖춘 여행사가 생겨나야 자체 관광상품 개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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