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쇄후 투기"요구에 "농안기금 어렵다"

TRV(담배얼룩무늬바이러스) 감염 씨감자에 대한 정부의 수매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21일 농림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농림부는 TRV에 감염된 씨감자를 수매, 가공처리키로 하고 농산물안정기금에서 1kg당 265원을 투입키로 했으나 제주도가 수매된 씨감자를 파쇄 후 투기하는 방향으로 처리지침 변경을 요구하자 농안기금 투입에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 관계자는 “도가 TRV 감염 씨감자를 식용으로 수매하겠다고 요청해 농안기금 투입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식용수매가 아닌 파쇄 후 투기에는 농안기금을 사용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농안기금은 농산물 수급조절과 가격안정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씨감자를 파쇄하는 것과 기금목적은 어긋난다”며 “그러나 제주도가 적극 요청하고 있는 만큼 실무차원을 떠나 장관의 지침을 받아야만 투입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농안기금이 어렵다면 다른 기금이라도 투입될 수 있도록 농림부를 계속 설득하고 있다”며 “그러나 설령 농림부 지원이 힘들더라도 당초 약속대로 수매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부의 농안기금 또는 별도의 기금투입이 이뤄지지 않아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수매할 경우 도가 추가 투입해야 할 자금은 9억2700만원(3500t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18억5000만원을 확보해야될 상황이다. 여기에다 파쇄비와 처리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25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돼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TRV 씨감자 문제가 애당초 식물검역소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면도 있는 만큼 정부가 자유로울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수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TRV가 타 작물로 확산돼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농안기금이 아니더라도 별도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농림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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