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산업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감귤 자조금" 조성을 놓고 일선 농협이 머뭇거리고 있다. 24일 ㈔제주감귤협의회(회장 김봉수·서귀포농협조합장)는 지난 7월9일 법인 등기를 모두 마침으로써 자조금 체제 출범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짓고 자조금 조성을 위한 각 조합별 이사회 결의와 자조금 관리규정 제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감귤자조금은 농·감협 계통출하액의 1%를 농·감협과 생산농가가 50대 50으로 부담하게 된다. 2001년산 계통출하 기준인 경우 총 출연금은 23억6300만원으로 도내 20개 농·감협과 생산농가가 11억8150만원씩 내 놓게 된다.

생산농가는 농·감협 조합원수(6만2339명)를 기준으로 할 경우 조합원 1인당 1만8952원,농가수(3만2000농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농가당 3만6921원을 출연한다.

문제는 일부 조합,특히 감협의 한해에 내 놓아야 할 부담금이 5억원대에 달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농·감협 출연금 11억8150만원 중 감협 1개 조합이 내 놓아야 할 금액은 4억8700만원으로 서귀포농협 1억5700만원에 비해 3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감협을 제외한 19개 농협의 평균 출연금 3655만원에 비해서는 13배에 이른다.

때문에 감협은 “자조금 조성이 필요하고 감협이 전체 출하규모의 41%를 차지하는 것도 맞으나 한해에 5억원을 내 놓게 된다면 조합은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조합에서는 “농가들로부터 자조금을 걷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2002년 자조금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9월말까지는 각 조합별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나 20개 농협 중 자조금 조성을 의결한 조합은 4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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