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9 농가경제조사 결과

증가율 둔화 농가부채 전국 1위 여전·보조금 의존 높아져
농가경제잉여·농업의존도 줄하락, 가계비 충족률도 감소해

지난해 늦가을 태풍에 흔들린 제주 지역 농업소득률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는 했지만 농업 경영활동으로 벌어들이는 농업소득과 농외소득 모두 감소하는 등 영농 활동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해석이 나온다.

△농사자산 9억원대…소득 제자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농가소득은 4896만3000원으로 전년 4863만원에 비해 33만3000원 늘었다. 2018년 7년 만의 전년 대비 감소로 '농가소득 5000만원(2017년 5292만2000원)'축포를 1년 만에 무너뜨린 사정에서는 벗어났지만 회복에는 미치지 못했다.

농업소득이 1527만7000원으로 전년(1591만9000원)에 비해 4.0%나 감소했는가 하면 농외소득도 1732만7000원으로 2017년(2879만원)이후 불과 2년 만에 1000만원 넘게 줄었다.

정부·지자체 지원 등을 포함한 이전소득이 1188만원으로 관련 집계 후 처음으로 '1000만원대'에 진입하며 전체 농가소득을 지지했다.

농가처분가능소득도 3711만6000원으로 지난해 3645만4000원에 비해 1.8%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호황 등으로 4312만5000원까지 올랐던 2017년 상황과는 차이가 컸다.

농가자산이 9억2180만2000원으로 전년(8억5719만9000원) 대비 7.5%(646만3000원) 늘어나며 관련 집계 사상 처음으로 9억대에 진입했다. 견고한 땅값과 더불어 시설·장비 현대화 등에 따른 증가로 풀이된다. 전국 평균 5억2945만9000원보다도 4억여원 이상 높았다.

농업순생산이 3161만4000원으로 전년(3125만3000원)대비 1.2%(36만1000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지출·유통 부담 늘어 

그렇다고 맘 편하게 농사를 짓지도 못했다.

지난해 제주 지역 농가부채는 7512만8000원으로 전년 7458만5000원보다 0.7%(54만3000원) 증가했다. 2018년만 전년대비 14.3% 증가하며 7000만원 대를 훌쩍 넘어섰던 분위기는 가셨지만 전국 평균(3571만8000원)의 갑절이 넘는데다 두 번째로 많은 경기도(5965만2000원)보다 1547만6000원이나 부담이 컸다.

농업소득률이 29.4%로 떨어진 점도 걱정을 샀다. 2018년 32.5%로 전년(23.9%)보다 사정이 나아졌다는 사실을 1년 만에 상실했다.

농업 소득의 가계비 충족률도 34.73%로 전년(36.90%)에 비해 낮아졌다. 이자비용 등이 감소하며 비소비지출이 1184만7000원으로 전년(1217만6000원) 대비 2.7% 줄었지만 소비지출이 3213만8000원으로 2018년 3096만9000원보다 116만9000원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농가 경영 상태를 가늠하는 농가경제잉여가 497만8000원으로 전년 548만5000원보다 50만7000원 줄었다. 2017년 897만7000원의 55.5%수준이다.

농업부가가치는 3161만4000원으로 전년(3125만3000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자본생산성도 33만6000원으로 전년(30만1000원)보다 사정이 나았지만 농업자본투입액이 9419만6000원으로 2018년 1억392만6000원에 크게 못미쳤다.

평균 농업경영비가 3674만2000원으로 전년 3309만7000원보다 11%나 늘었다. 전국 평균( 2417만5000원)보다 1200만원 이상 비용 부담이 컸다.

비료·농약비에 더해 노무비가 637만4000원으로 2018년 546만7000원에 비해 90만7000원 많아졌다.

농업부문 보험료는 2018년 32만8000원에서 지난해 131만9000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유통 등 기타 비용도 595만6000원으로 전국 평균 203만3000원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전년(500만3000원) 대비 95만3000원으로 늘어나며 농가 부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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