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산부터 계약 재배 물량만 수매 방침 불구 과잉 생산
3000t 초과 예상…사료용 분산 등 한계 대책 마련 골머리

이달 본격 수확에 들어간 제주산 보리 처리가 발등 불이 됐다.

행정당국과 생산자단체 등이 대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계약 재배 물량을 크게 넘어선 데다 주정용으로 는 한계가 있어 고민이 큰 상황이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밭농업경쟁력강화협의회(회장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는 지난달 29일 정기총회를 갖고 올해산 제주 보리 처리 등을 논의했다.

농협중앙회(이하 농협)는 정부수매제가 폐지된 2012년부터 한국주류산업협회(이하 주류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매년 전국의 보리 농가와 수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할당된 물량을 수매해 주류협회에 공급하는 형식으로 수급 조절을 해왔지만 올해는 예상보다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지난해 가을장마·태풍 등의 영향으로 계액 대비 재배면적까지 증가하며 처리난이 불가피해졌다.

제주지역의 연도별 수매 배정량(종자용 포함)은 △2017년 8180t △2018년 7668t △2019년 7332t 등 감소 추세다. 쌀 재배 면적 조절을 위한 경관보전직불제로 타 지역 보리 재배면적은 늘어난 것은 물론 가격경쟁력이 높은 수입산 경쟁으로 주정용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올해 배정량은 7332t이다.

제주산 보리는 90% 이상이 맥주보리로 주정용 공급 외에는 특별한 판로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계약물량 외 보리까지 수매하면서 관리를 해왔지만 올해는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고민이 커졌다.

계약물량을 충족하지 못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 8493t으로 계약대비 313t을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해는 968t 많은 8300t을 수매했다.

올해 초과 예상량은 3000t 상당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농협별 수합 기준으로도 2613t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재배농가 대상 물량은 조사량을 크게 웃돈다. 40㎏ 가마로 6만5000~7만개에 가까운 맥주 보리가 과잉생산된 셈이다.

전국적으로 과잉 생산된 보리가 쌓이면서 재고 처리에 한계가 다다르며 올해산의 경우 배정량만 수매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대대적 홍보와 농가 참여를 독려해 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과잉생산 물량을 사료용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정용 처리와 가격차가 커 농협에서 떠안아야 할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현재 제주산 보리의 경우 가마를 기준으로 제주도가 1만2000원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주정용 처리(가마당 3만3000원)를 해왔다. 사료용 처리 때 가마당 최소 1만2000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주산지 농협 관계자는"실제 수확을 해봐야 알겠지만 올해 보리 농사가 풍년"이라며 "예산 확보는 물론 계약재배 농가와 형평성까지 감안해야 할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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