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시범사업으로 올해 처음 도입된 감귤 재해보험을 놓고 벌써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31일 제주전역을 강타한 초특급 태풍 ‘루사’로 인해 감귤 열매가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며 일선 농협을 통해 태풍피해를 접수한 건수는 3일 현재 85농가에 계약금액은 12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1일부터 시작된 감귤 재해보험에는 남·북군지역 3474농가가 가입돼 있다.

문제는 태풍 ‘루사’로 인해 감귤원이 많은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나 보험금 지급조건인 기준 착과수의 30% 이상 피해를 본 감귤원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배나 사과와 달리 감귤은 이번 태풍피해로 가지나 찢기고 상처를 많이 입어 비상품 감귤만 만을 뿐 보험대상인 열매 낙과는 대부분 10% 안팎이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농가반발은 물론 감귤 재해보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돼 내년도 사업시행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협관계자는 “이번 태풍이 사라호 태풍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힌 태풍으로 농가들 사이에서는 피해에 대한 무조건적 보상심리가 팽창해 있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밝히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는 이에 따라 감귤 재해보험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감귤원 피해가 기준 착과수의 5% 이상 발생할 경우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감귤은 배·사과와 달리 피해 확률이 극히 낮는 만큼 보험율 인하를 관계당국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또 재해보험이 소득보장 차원으로 발전돼 나가기 위해 국고보조비율 확대와 농가 자부담중 일정액은 지방비에서 지원될 수 있도록 농림부와 자치단체에 건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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