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과생산량 1200t으로 줄어…판로 확대 나서 물량 해소
월동채소 보조금 중복 등 문제…밭농업 경쟁력 제고 논의 시작

올해 농협 수매계약 물량 이상으로 생산된 제주산 보리 처리난이 주산지 농협의 판로 개척에 힘입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올해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반복되는 보리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와 제주농협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밭농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7일 농협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주류산업협회에 공급하는 제주산 보리 계약재배 물량은 종자용 192t을 포함해 7332t이다.

제주농협은 이같은 수매 배정량을 초과하는 생산량이 올해 2600t에 달할 것으로 예측해 사료용 판매까지 검토하는 등 보리 처리난이 우려돼왔다.

하지만 날씨 등의 영향을 받아 실제 생산량이 8400t 가량으로 10% 정도 감소했고, 이에 따라 계약물량 초과분도 1000~1200t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대정·안덕·고산·한림 등 주산지 농협을 중심으로 기장·콩 등을 판매하던 도내·외 기존 거래처에 제주산 보리를 판매하는 등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선 결과 초과 생산분도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특별 수매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지난해의 경우 농식품부와 농협 등이 가마당 2만3000원, 제주도가 보조금 1만6000원을 더해 968t을 추가로 특별수매해 주류협회에 공급했다.

하지만 매년 보리 처리난이 반복되는데다 월동채소 수급 조절을 위한 대체작목으로서의 효과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는 월동채소 대신 11월 말까지 보리를 파종해 경작하는 경우에 한해 2015년부터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월동채소 수확 후 늦게는 2월까지도 보리를 파종하는 농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7000필지를 넘는 보리 경작지의 파종 시기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맥주보리가 제주산 보리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도 쉽지 않다. 

주정 회사 입장에서는 가마당 1만원 가량인 타피오카나 정부 비축쌀보다 비싼 제주 보리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 현재는 농식품부와 농협이 추가 부담해 주류협회에 공급하는 구조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월동채소 수급 조절을 위한 보리 경작 보조금이 6년째 지원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인 만큼 수급조절 효과가 있었는지, 또 농가가 지원금에 의존하게 된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제주도와 함께 내년 보조금 정책 전환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이달부터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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