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위 19일 세미나 통해 보고서 초안 발표
10대 전략 대부분 회의록·벤치마킹 자료로 채워
코로나 위기 관광업계에 시급한 정책 대안 부족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관광시장 선점을 위해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7월 출범시킨 제주관광미래전략위원회(이하 미래전략위)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래전략위는 1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 관광 미래전략 세미나'를 열고 제주관광 미래전략 보고서 초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 초안에는 지속가능, 브랜드, 거버넌스, 디지털화, 글로벌화 등 5개 아젠다를 중심으로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주관광 미래전략 10대 과제'가 제시됐다.
10대 과제는 제주다움의 브랜드를 확립하기 위한 브랜드 에센스 및 슬로건 개발, 미래형 브랜드 정체성 구축, 시그니쳐 관광상품 개발, 개인화 마케팅에 기반한 관광 멤버십 도입, 불편사항 점검 및 글로벌 수준 관광서비스 제공 등이다.
또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한 'MZ세대'에 맞춘 핫플레이스화, 영향력 있는 글로벌 관광 플랫폼과의 협업 강화, 로컬·기업 연계 파트너십 관광상품 개발, 주민 참여형 지속가능 관광상품 개발, 도민 참여형 거버넌스 체계 마련 구축도 포함됐다.
하지만 제주관광의 거시적인 비전을 제시하는데 그쳤을뿐, 당장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 관광업계를 위해 시급한 '포스트코로나' 정책이나 구체적 실행방안은 찾아보기 힘든 선언적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미래전략, 글로벌, 마케팅 & 브랜드, 스마트관광, IT·디지털, 스타트업·벤처, 글로벌 분야 등 전국에서 각계 전문가 14명을 위원으로 위촉해 야심차게 출범했고, 전체회의 이후 분과별 워크숍 14회, 실무회의 9회를 운영하며 쏟은 시간에 비해 부실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184쪽의 보고서 초안에서 절반 가까운 분량은 분과별 회의록과 해외 벤치마킹 사례 자료로 채워졌고, 제주사례와 접목한 연구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래전략위는 당초 2월 출범 예정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5개월 늦게 시작했고, 출범 이후에도 9월 중순 발표하기로 했던 결과물을 2개월 늦춰 발표했다.
이미 관광산업 피해가 심각해질대로 심각해진 상황에서 뒤늦게 제시한 10대 과제마저 지금까지 제시됐던 관광전략 대안 모형들과 별 차이점이 없는 수준에 그쳐 도민과 관광업계의 실망감만 던져주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폐업으로 내몰린 업계에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너무 뜬구름 잡는 내용으로만 채워진 것 같다"며 "각 비전별로 실제 정부에 건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업계 의견 수렴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