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2021 걷기여행 활성화 계획에 38억여원 투입
활성화 사업 5개 지역, 코리아둘레길 등 경쟁 불가피

문화체육관광부가 집중 육성하는 코리아둘레길의 하나인 동해안 해파랑길을 홍보하고 있다. 두루누비 캡쳐.
문화체육관광부가 집중 육성하는 코리아둘레길의 하나인 동해안 해파랑길. 두루누비 캡쳐.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정부가 내륙해안 중심의 '걷기 여행'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제주지역과 내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비대면 관광자원을 확충하고 지역의 역사·문화·자연자원과 연계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올해 '2021년 걷기여행 활성화 사업(안)'을 추진한다. 

총사업예산 38억6900만원 가운데 걷기여행길 누리집·앱 안내 시스템인 '두루누비' 운영비 5억3000만원을 제외한 전액(33억3900만원)을 걷기여행길 활성화에 투입한다.

하지만 사업 대상에서 제주지역은 철저히 소외된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추진하는 '걷기여행길 활성화 관리운영' 20억원중 대부분인 15억1500만원을 코리아둘레길 운영과 홍보, 브랜드화 사업에 투입한다. 코리아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DMZ 평화누리길을 연결하는 내륙 외곽 둘레길이다.

올해 9~10월 추진하는 '지도따라 원도심 걷기여행' 체험은 부산·대구·인천·강릉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걷기여행길 활성화 프로그램 공모에서는 울산 동구, 충남 서산, 경남 고성, 대구 동구, 전남 해남 등 5개 지자체에 총 2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됐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활성화 사업에서 정작 걷기 여행의 발상지인 제주는 배제되고, 운영방식과 관련한 아이디어만 제공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제주올레에서 운영해온 '스탬프투어'를 코리아둘레길에서도 스탬프투어 앱 개발로 똑같이 적용하는가 하면 지역관광조직과 연계한 코리아둘레길 상품개발에서는 제주올레의 걷기여행자 짐옮김 서비스를 참고사례로 명시했다.

9일 현재 두루누비 기준 전국 1891개 걷기코스가 개발되면서 제주올레의 방문비율도 2018년 28.4%에서 2019년 15.9%로 뚝 떨어졌다. 

한국관광공사의 걷기여행 실태조사에서 숙박여행객 비중이 2018년 33.5%에서 2019년 57.2%로 늘고 있고 1인 평균 지출액(1회 기준)도 10만2631원으로 한 해 사이 2만835원 증가한 만큼 도내 걷기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제주지역의 걷기 코스는 제주올레길을 비롯해 한라산둘레길, 지오트레일, 해안누리길, 장생의 숲길, 머체왓숲길 등 6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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