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적어 전년 대비 25% 증가
가격 30% ↓, 100㏊ 자율감축
"평당 2000원 태부족" 불만

3일 제주시 구좌읍 당근밭이 수확기를 맞았지만 가격 하락으로 수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독자 제공
3일 제주시 구좌읍 당근밭이 수확기를 맞았지만 가격 하락으로 수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금 가락시장에 올려 보내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종자·비료값, 인건비만 따져도 시장격리 지원단가가 3.3㎡당 최소 5000원에서 7000원 사이는 돼야 할텐데 2000원으로 결정돼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

제주시 구좌읍에서 당근 농사를 짓는 A씨를 비롯해 제주 겨울당근의 주산지인 구좌읍 당근 농가들이 생산량 급증과 소비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시름에 빠졌다.

제주당근연합회가 자조금과 연계해 5일부터 10일까지 시장격리 신청을 받고 100㏊·6억원 규모의 자율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3.3㎡당 2000원에 불과한 지원단가를 올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좌읍은 3일 기준 가락시장 도매가가 20㎏ 박스당 2만1374원으로 전년 동기(2만6570원)보다 20% 하락, 평년 동기(3만577원)보다 30% 하락한 것으로 파악했다.

올해 당근 재배면적(1275㏊→1380㏊)이 전년대비 8%(105㏊) 늘었지만 생산예상량(4만6538t→5만7960t)은 그보다 훨씬 많은 25%(1만1422t)나 급증했고, 품위마저 저하됐기 때문이다. 계약재배 면적은 전체의 35%인 475㏊(2만t) 수준인 상황에서 포전거래 가격도 전년 3.3㎡당 8000~1만2000원에서 올해 6000~7000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수확률이 22%인 이달 현재 공급 과잉은 물론 코로나19로 식당 소비가 줄면서 판로도 막힌 실정이다.

A씨는 "모래당근(특) 20㎏이 1만7000원, 흙당근은 1만2000원(특)~8000원(상) 수준으로 평년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며 "상황이 이러니 시장격리도 고민하고 있지만 2000원에 갈아엎으라는 것은 농민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구좌농협 관계자는 "태풍·가뭄 등 기상재해가 잦았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재해가 없다시피 해서 생산량이 크게 늘고 품위는 저하돼 가격 하락을 막기 어렵다"며 "시장격리를 위해 자조금 외데 제주도에도 지원을 요청했지만 다른 밭작물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어 당장 해결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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