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계속 확대 전국적 상황에 발만 동동
잇딴 흉작·적자 누적 등 ‘사면초가’ 상황
기자재·구제 비용 지원 등 미봉책 우려도
꿀벌 ‘집단 실종’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제주 양봉농가와 주변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자재와 기생충 구제 약품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난 2년간 대흉작으로 인한 경영 악화까지 겹친 상태에서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역 양봉농가의 잇따른 꿀벌 실종 피해 신고에 따라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 8일을 기준으로 165개 농가에서 꿀벌 1만2082군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제주도 조사(2월 28일 기준)에서는 도내 457개 양봉농가(제주시 189·서귀포시 268곳)의 31.3%인 143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벌통을 기준으로는 전체 7만4216군(제주시 2만9606·서귀포시 4만4610군)의 15.5%인 1만1531군에서 꿀벌 집단 실종이 확인됐지만 이후 계속해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행정시별로 양봉산업 안정화를 위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꿀벌 이탈 이유를 찾지 못하는 등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1월부터 양봉기자재 지원·꿀벌 질병(3종) 방제 등 5개 사업에 6억2200만원을 배정해 지원하고 있다.
제주시도 2월 올해 양봉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화분(꽃가루)·전면소초광(인공 꿀벌집) 구입비 등 5개 사업에 4억200만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꿀벌 집단 실종은 전국적인 상황으로 피해지역이 북상하고 있는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이 이상기후나 병해충 또는 바이러스 피해, 봉군(蜂群·벌 무리) 관리 기술 부족, 약제과다 사용 등 다양한 원인을 두고 조사·분석 중이다.
꿀벌 개체 수 감소는 직접 벌꿀 채취량 감소로 이어져 벌꿀 유통업계에 타격을 준다. 꿀벌이 줄어들면 감귤을 비롯한 주변 농작물과 식물 생장에 큰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걱정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대흉작으로 벌꿀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생산비용은 늘어나는 등 채산성 악화에 따른 양봉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전방위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당장 개화기지만 현 상황으로는 올해 수확량을 기대하기 어렵다”이라며 “올해는 말 그대로 삼중고다. 꿀벌 구입 자금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https://youtu.be/fqQnF0ZMJ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