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정밀안전진단 D등급
기둥·보 균열 발생 안전 위협
철거 포함 재건축 240억 소요
사업비 일률적 60억 제한 문제

1972년 건립된 한림수협 제1위판장 1층 모습. 기둥과 보 균열 등으로 철판을 덧대는 등 노후화가 심각하다. 김봉철 기자
1972년 건립된 한림수협 제1위판장 1층 모습. 기둥과 보 균열 등으로 철판을 덧대는 등 노후화가 심각하다. 김봉철 기자

건립된지 50년을 넘어선 한림수협 제1 위판장 건물이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작업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판장 신축을 위한 국비 지원이 시급하지만 일률적인 지원액 제한으로 재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림수협 제1 위판장은 1972년 건립된 이후 1988년 11월 일부 증축을 거쳐 현재까지 사용되면서 하루 1만~1만2000상자에 달하는 전체 작업량의 절반 정도가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물량은 제2 위판장에서 맡고 있다.

26일 제1 위판장 건물을 확인한 결과 50년 이상 사용되다 보니 노후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다수의 기둥과 일부 보에 철판을 덧대는 등 임시로 조치를 했지만 콘크리트 균열과 부식이 육안으로 드러날 정도였다.

실제로 해당 건물은 2012년 3월 23일 실시된 안전진단 결과 기둥, 보의 균열 및 철근 부식 등으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한림수협 제1위판장 건물이 안전점검 결과 D등급을 받으면서 해당 건물 2층에 운영됐던 제빙, 저빙시설이 폐쇄됐다. 김봉철 기자

D등급은 주요 부재의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등급으로, 리모델링이나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한다. 다만 당장 재건축해야 하는 E등급에 비해 재건축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D등급 판정 이후 위판장 2층에서 가동돼왔던 무거운 제빙·저빙시설도 건물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철거된 채로 현재까지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문제는 심각한 건물 노후화로 인해 작업자와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재건축이 시급하지만 예산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사업 착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 철거비 18억원을 포함해 재건축 사업비로 240억원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위판장 현대화사업 총사업비를 최대 60억원으로 제한해 필요 예산의 4분의 1에 불과한 금액으로 묶여 있다.

한림수협은 13년 연속 제주도내 지구별 수협 위판금액 1위 및 1000억원을 돌파한 도내 최대 수협으로, 지난해에는 위판금액 1461억원으로 전국 92개 수협중 7위를 달성했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수협이지만 해양수산부는 위판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희망 총사업비를 60억(국비 50%, 지방비 30%, 자부담 20%), 30억원, 20억원(국비 60%, 지방비 30%, 자부담 10%) 가운데 선택하도록 했다.

한림수협은 제빙실을 갖춘 지상 3층 규모 위판장동과 지상 1층·지하 1층의 폐수처리동을 계획하고 있지만 수협의 규모에 맞지 않는 소규모 지원으로는 사업 착수도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처리 규모에 비해 비현실적이고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국비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 등에서도 적극적인 중앙 절충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한림수협 관계자는 "위판장 재건축이 미뤄지면서 안전 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고, 위생적인 수산물 취급과 다양한 수산가공품 개발 등 한림수협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시급한 사안"이라며 "제주도가 적극 협조해주고 있지만 국비 지원이 우선 확대되는 것이 관건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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