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이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미국산 오렌지 수입 움직임마저 보여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농협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만 하더라도 15㎏들이 상자당 8200~9900원을 유지하던 감귤 가격이 22일부터 7000원대로 하락, 27일 7200원·28일 7400원 등을 맴돌고 있다.

지난 10월10일 첫 출하돼 최고 1만6800원까지 기록하던 감귤값이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제주에 내린 눈으로 부피과나 부패과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서귀포시와 남제주군 지역 일부 농가의 경우 상품은 저장하고 중품이하 감귤을 출하하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국내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는 데에도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감귤값이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수입업체들이 미국산 오렌지 수입을 추진, 도내 감귤농가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제주감협 등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올해산 감귤 당도가 예년에 비해 다소 낮아져 오렌지 구매율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 내년 1~3월에 출하할 경우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수입량과 시기를 앞당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제주감협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오렌지 수입량이 연간 9만∼10만t을 유지했으나 내년에는 10만t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미국산이 몰려오면 제주감귤 출하시기와 맞물리면서 가격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설이 2월1일로 예년보다 빨라 출하기간이 단축되고 소비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조기 출하와 함께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하다”며 “제주감귤 소비를 위한 대대적인 홍보활동 등 대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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