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나무 한그루를 심으면 자녀 한 사람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해서 ‘대학나무’로 불렸던 감귤이 사상 최저 시세를 기록해 감귤농업이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일께만 해도 15㎏들이 상자당 평균 8263원에 팔렸던 감귤이 계속 값이 떨어져 지난 11일에는 6700원으로 사상 최저 시세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제주산 감귤이 현재 생산량이 많이 남아 있어 최근 들어 홍수 출하가 이뤄지고 있고 맛도 현대인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해 가격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 감귤 재배농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감귤 유통업체들은 감귤 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소비는 부진해 매기 하락으로 재고량이 누적돼 감귤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15㎏들이 상자 당 감귤 평균 경락가는 67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00원 떨어졌고 4개년 평균 가격 1만1370원에 비해서는 무려 4670원이나 떨어졌다.

또한 출하 감귤 중 최고 품질의 경우 15㎏들이 상자당 1만9000원을 받기도 했으나 최저 3000원을 받은 농가도 적지 않아 유통경비 2709원을 빼고 나면 농가 수취가격이 291원으로 생산비도 못 건지고 있다.

제주도의 분석 결과 감귤 1㎏당 생산비는 245원선이어서 15㎏들이 감귤 상자당 최저 8500원에 경락돼야 유통경비를 제할 때 손익 분기점이 된다.

이에 따라 감귤 한 상자당 경락가 6700원은 생산비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값이어서 농가들이 적자 농사를 짓고 있다.

제주도당국은 또 지난해산 감귤 생산 예상량이 58만7000여t으로 현재 69%인 40만4000여t이 출하됐다고 밝혔으나 감귤 생산자단체와 농가들은 감귤 생산량 예측이 빗나가 훨씬 많은 60만t 이상 생산될 것으로 예상해 감귤 잔량 처리가 최대 과제로 대두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감귤의 맛이 경쟁 과일인 딸기를 비롯해 사과, 배, 단감에 비해 떨어져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산 감귤은 이미 생산이 이뤄졌기 때문에 비상품 감귤 출하를 막고 매일의 출하량을 조절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산 오렌지는 풍작을 이뤄 올들어 수입 초기 18㎏들이 상자당 3만2400원 하던 것이 최근 들어 2만7000원으로 떨어져 제주산 감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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