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네이블’ 오렌지가 밀려들고 있다. 14일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제주감협 무역사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수입된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는 1만500여t으로 2001년 12월∼2002년 1월 두달동안 수입된 5000t의 갑절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수입물량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져 설을 앞둬 감귤은 물론 사과나 배 등 다른 과일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가락시장에서는 88개 18㎏들이 네이블 오렌지가 1상자당 2만3000∼2만5000원, 소과는 1만6000∼2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오렌지가 처음 수입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하순 4만6000원선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이달 초 3만원대가 무너진 뒤 내림세를 줄곧 이어지고 있다.

또 최근 다른 지방에 몰아닥친 한파로 소비가 주춤하면서 오렌지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감귤 등 국내 과일생산 농가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입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수입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아직은 수입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오는 3∼4월부터 본격 수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과 가락시장 관계자들은 설 대목을 전후해 출하될 감귤뿐만 아니라 다른 제수용 과일 가격 형성에도 상당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오렌지 수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다만 국내농가 보호를 위해 대기업들이 수입을 자제해주도록 제주도 등을 통해 건의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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