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 파종기 피해 심각
폭염 장기화 땅 마름 현상
발아 지연·생육 피해 속출
출현율 탓 보험 가입 안돼
도, 농림부 협의 개선 약속
장기화되는 폭염으로 인해 제주 농업현장이 가뭄에 시름을 앓고 있다. 가뭄으로 발아가 지연되고 있는데, 발아가 안되면 농작물재해보험도 가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현장에서는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구좌읍 당근 파종 지역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당근 발아가 지연되고 불균형한 생육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구좌읍 당근 농지 가뭄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했다.
구좌읍 지역에는 최근 가뭄대책 상황실이 운영되고 있다. 도, 행정시, 농협, 농어촌공사 등이 협력해 농업용수 급수지원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다.
앞서 도는 지난 11일 농작물 가뭄 극복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도는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상황을 점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각 기관별 농작물 가뭄대책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160t 규모의 공용 물백이 설치돼 있으며, 10일 기준 27개의 급수차량이 1682t의 용수를 지원했다.
하지만 폭염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가뭄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존 파종한 이후 가입이 가능했던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가 올해부터는 가입 조건이 50% 출현율로 변경되면서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뭄으로 출현율이 낮은 농가의 보험 가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오영훈 도지사는 당근 생산자단체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가입 조건 완화 및 자조금 확대 지원 등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오영훈 도지사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문제는 향후 월동채소 전체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오 지사는 "폭염 장기화에 따른 초기 가뭄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농축산 분야 재해 대책 상황실을 본격 가동하고 비상근무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현장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과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도 이날 제주 동부지역을 방문해 급수지원 및 당근 파종 상황을 점검했다.
이상봉 의장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며 "폭염 종료 시까지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와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해 도의회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