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신 해외가는 국민들
골프관광, 가격경쟁력 하락
항공사들은 일본노선 '확장'
대부분 적어진 항공편 원인
설상가상 수학여행도 위기
따뜻한 봄이 왔어도 제주관광은 여전히 위기다. 예년이면 4월초부터 제주관광이 기지개를 키만 올해 전망은 심상치 않다. 골프관광은 중국에 밀리고, 개별관광은 일본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편도 줄었는데 항공권이 비싸지니 내국인들이 제주보다는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설상가상 최근 법적인 문제로 전국 교사들의 숙박형 체험학습 기피가 커지고 있어 봄철 최대 방문객인 수학여행단이 줄어들지 않을지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골퍼들, 제주는 부담
23일 수도권 제주관광홍보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제주골프 예약률이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제주 골프장의 평일 그린피는 저렴한 편이지만 주말에는 2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항공 등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골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사무소는 특히 제주행 항공권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해외상품대비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 항공노선을 늘리고 그린피 부담도 줄이고 있어 예약이 상승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업계와 골프업계에서는 주말 그린피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항공좌석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의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에 따르면 올해들어 2월까지 항공석 공급은 7만7465석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8만6546석보다 약 9000석 줄었다.
△일본여행 인기 지속
항공사들은 제주노선보다는 일본 신규취항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인천~고베 노선을, 진에어는 인천~이시가키지마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에어서울의 경우 인천~요나고 노선을 주3회에서 5회로 늘린다.
이를 두고 제주관광홍보사무소는 "올해에도 일본여행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해석했다.
관광시장 대외환경 변화에 민감한 항공사들이 일본노선에 집중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풀이다.
특히 오사카 엑스포 기간과 골든위크기간은 숙박비가 상승함에도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제주의 경우 봄철 산책과 꽃구경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포함한 제주여행상품을 판매 중이나 실적은 미미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최근 드라마에 힘입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역시 부족한 항공편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하계 항공편 운항 스케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편 증편이 유력한 상황에서 그 규모에 따라 일본여행과 제주여행의 무게추가 맞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수학여행 연기·취소 촉각
이런 가운데 2022년 강원도 체험학습 초등생 사망 사고 인솔교사가 지난달 재판부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자 수학여행(교외·숙박형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학교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피해학생은 버스에서 내린 뒤 움직이던 버스에 치여 숨졌고, 지난 2월 춘천지법은 담임교사 A씨에게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수도권 수학여행 전문여행사 등에 따르면 해당 선고 이후 초등학교, 중학교 1~2개교에서 기존 제주 수학여행을 내륙으로 변경을 요청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내에서도 강원도 체험학습 진행중 일어난 사고로 서울시내 학교에서 체험학습 취소 비중이 증가했고,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일정 연기·취소 문의는 아직이지만 대다수 학교가 내부적으로 진행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장체험학습 및 수련활동-교육여행에 대해 교사들이 부당한 책임을 지지 않게 하는 근거 등을 명시한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말 개정됐지만 시행은 오는 6월부터 예정돼 있다.
즉 오는 6월 법 시행 전 체험학습을 진행하다 사고가 날 경우 교직원이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불안감과 교외체험학습 기피 분위기는 영남권, 호남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