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드보이」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바람이 꽤나 매섭다. 이번 주말 영화가는 지난주부터 화제를 뿌린「매트릭스 3-레볼루션」을 비롯, 「사토라레」, 「웰컴투더정글」, 「써비스킷」 등 드라마, 액션, 판타지가 고루 고루 섞인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가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이다. ‘복수’라는 공통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두 영화의 색깔은 사실상 수평선. 이번 주말, 평단의 든든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 영화를 서로 비교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줄 것이다.

◎올드보이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으로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히며 평단과 관객의 든든한 지지를 얻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새 작품이다.

이번 작품 역시 대략의 줄거리 이외에는 철저하게 비밀로 촬영돼 제작당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으로 꼽히는 박찬욱과 연기파 배우 최민식, 젊은 층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유지태 등 초호화 감독과 출연진의 만남이 더욱 기대를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올드보이」의 줄거리는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갇힌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의 추격을 그린 일본 동명 원작 만화에서 따왔다. 하지만 주요 설정만 같을 뿐 스토리 거의가 각색된 것으로 인간의 복수심을 심도 있게 다루며 원작보다 더욱 충격적이라는 평이다.

아내와 딸을 둔 오대수(최민식)는 술을 즐기고 떠들기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이 취해 집에 돌아가는 길에 누군가에게 납치돼 8평의 사설감방에 갇히게 된다. 갇힌 채 1년이 지난 무렵, 중국집 군만두를 먹으려 텔레비전을 보는 게 전부인 그에게 아내의 살해소식이 TV뉴스로 전해지고 살인범으로 자신이 지목됐음을 안다. 이후 오대수는 복수를 위해 체력단련을 하고 쇠젓가락으로 탈출구를 파며 지낸다. 15년을 맞는 해 오대수는 자신의 몸이 빠져나갈 만큼의 탈출구를 파지만 어의 없게도 자신이 납치된 곳으로 풀려나게 되고, 자신을 감금한 이를 찾는 추적이 시작되는데…. 미스터리 액션 드라마. 18세 이상 관람가.

◎킬빌
「황혼에서 새벽까지」, 「펄프픽션」, 「저수지의 개들」로 잘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간만에 선보인 이번 작품「킬빌」에서도 미국 평론가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날카로운 대사와 뛰어난 편집 솜씨라며 전작에서와 같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으며, 미국 개봉 당시 흥행성적도 타란티노의 영화 중 최고를 기록했다.

「킬빌」은 여성킬러의 ‘복수’를 소재로 가감없는 액션을 선보이는 탓에 국내 개봉에서는 18세 등급을 받았다. 당초 제한상영가를 받았으나 12초 정도 삭제한 것. 동양 액션영화광으로 잘 알려진 감독은 영화 곳곳에 일본과 홍콩의 액션 스타일을 복원했다.

1편과 2편이 동시 촬영, 2편은 6개월 정도의 간격을 두고 내년 4월께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다.

「펄프 픽션」에서 타란티노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우마서먼을 비롯 「쿵후」의 액션스타 데이비드 캐러딘, 「미녀삼총사」의 루시 루, 「스플래쉬」의 대릴 한나 등이 출연한다.

행복한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오후,‘더브라이드’라 불리는 신부(우마서먼)와 신랑, 모든 하객들이 처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 코마상태의 ‘더 브라이드’는 5년후 어렵게 깨어나고 그나르이 학살을 떠올린다. 바로 악명높은 암살집단 ‘디바스’의 최고요원이자 조직의 보스였던 빌의 전 애인인 자신을 없애기 위한 학살이었음을 알고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 것. 액션. 18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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