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부개척기도 황금이 사람들을 불러모았다.‘골드러시’가 그것이다.지금의 캘리포니아는 당시엔 버려진 땅이었다.스위스 태생인 수터라는 사람도 서부를 향한 대열자중 하나였다.그는 파산해 도둑과 어음위조범으로 몰려 도피한 사람이었다.영화 ‘화 앤드 어웨이’에서 봤던대로 땅을 얻는건 쉬운 일이었다.그는 대규모 농장에서 곡식과 과일,그리고 소떼를 키워 부자가 됐다.그 땅에서 금맥이 발견된 것은 저주의 전초였다.아무도 일하러 들지 않아 농장은 황폐화하기 시작하고,일확천금을 노린 무법자들이 몰려들게 됐다.땅은 빼앗기고 급기야 알거지가 된다.그가 비참하게 생을 마칠때 소유한 것이라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문서하나만 달랑 호주머니속에 남겨 있었다.그 땅위에는 샌프란시스코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가 형성됐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곳은 또 다른 골드러시가 시작됐다.실리콘 밸리, 새로운 세기를 여는 정보지식산업의 요람이다.엄청난 부를 일궈내고 있다.부가가치가 매우 크다.그래서 그 모델은 전세계로 확산됐다.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벤처기업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정보지식산업은 꿀을 찾는 젊은이들의 꽃밭이다.남들에 뒤져선 안된다.활성화는 지속돼야하고 바람직한 일이다.하지만 제아무리 훌륭한 인터넷 쇼핑몰도 팔 물건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먹을 농산물이 없다면 한낱 기계의 장난에 불과하다.국경없는 경쟁체제에서 제조업은 경제력의 요체이다.특히 농수축산물은 생명유지의 근간이다.인구가 늘고 식량이 부족할 때 농산물은 황금이 된다.다음번 골드러시가 온다면 그곳이 농촌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고순형·편집위원>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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