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인데도 경락가 침체 현상 오렌지값 하락, 사과·배 출하탓

본격적인 설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감귤 가격이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산 노지감귤은 지난해 연말 특수에 힘입어 반짝 강세를 보였으나 이번달 들어서는 15㎏ 한 상자당 1만2000원대를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상태다.

더구나 연말부터 이달 초까지는 하루 6000t을 넘는 물량이 출하되면서도 1만2000원∼1만2700원대의 가격을 보였으나 지난 8일 이후에는 출하 물량이 5000t 이하로 줄어들었음에도 가격은 1만1500원∼1만1800원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이처럼 설 성수기에도 감귤 값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극심한 소비 침체에다 연초부터 미국산 오렌지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오렌지 값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미국산 오렌지 수입 가격은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02년보다 10% 가량 낮은 가격에 수입되고 있고, 대형 할인매장을 중심으로 취급물량이 늘고있는 추세다.

더구나 올 설은 지난해보다 10여일이나 빨라 소비기간이 줄어든 데다, 작황이 부진한 사과·배 등 국산 저장과일들이 설 대목에 집중 출하되는 것도 감귤 값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설 대목을 전후해 특·상품은 물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오르겠지만 중·하품은 오히려 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농가 나름대로 세심한 출하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산 노지감귤은 상품 출하계획물량 43만t 중 지난 11일까지 32만3300여t(수출·군납 포함)이 출하돼 75.2%가 처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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