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4·3 내용을 제대로 기술한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여러 종류가 발간되고 있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사 국정교과서를 비롯해 교육인적자원부 검정을 거친‘한국 근현대사’6종이 그것이다. 특히 최근 발간된 고교용 교과서에는 제주 4·3사건의 원인과 배경 등에 대해 과거 냉전적 시각이 아닌 올바른 역사를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기술하고 있어 매우 바람직하다.

이는 자라나는 후세에게 과거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려줌으로써 올바른 역사인식과 역사관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교과서의 내용은 출판사에 따라 서술내용과 서술분량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체로 과거 이념 중심에서 벗어나 역사 재조명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예를 들면 대한교과서의 경우 4·3사건의 원인과 배경은 물론 군·경의 초토화작전 등을 제주도민들의 무고한 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4·3특별법 제정과 4·3위원회 구성 과정 등을 기술하고 있다. 금성출판사에서 발간한 교과서는 북촌리 집단학살사건을 다룬 현기영씨의 소설 「순이삼촌」을 소개하고 있다. 또 주민대량희생의 책임이 미군정과 정부에 있다고 밝히는 등 4·3에 대한 역사인식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도 4·3진상보고서를 인권교육 참고자료로 활용키로 함으로써 후세들에게 4·3에 대한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다. 이 같은 바람직한 현상과는 달리 일부 교과서는 여전히 이념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어 시정이 필요하다. 4·3사건을 다루는 분량이 너무 적어 그 전모를 알 수 없게 하거나, 여전히 냉전적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고교 국사 국정교과서를 수정·보완할 때 이 같은 부분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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