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에 시달한 공문에서 제주4·3과 관련, 아직도 ‘폭동과 폭도’로 표현하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제주4·3에 대해선 이미 지난해 정부차원의 진상보고서가 채택됐고, 대통령의 사과도 있었음에도 이 같은 일이 생겼다는 건 매우 유감스럽다. 물론 교육부가 제주4·3을 올바로 교육시키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고치는 등 애쓰고 있음은 잘 안다. 하지만 교육부 일부 부서에선 아직도 제주4·3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실망스럽다..

최근 영화‘실미도’에 삽입됐던‘적기가’가 초·중학생에게 확산되지 않도록 교육하라는 공문을 교육부가 내려보내면서 말썽이 됐다. 공문 내용 가운데“‘적기가’는 원산 총파업시 노동자, 제주4·3폭동시 폭도, 6·25전쟁시 인민군 빨치산 등이 불렀던 공산혁명 선동가요”라며 제주4·3을 폭동과 폭도’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공문을 받아본 제주도교육청이 화들짝 했다. 올해부터 도내 초·중·고교에서 올바른 제주4·3 역사 교육을 시행키로 결정한 제주교육청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4·3교육자료집 「아픔을 딛고 선 제주」까지 발간한 마당이 아닌가. 또한 4·3관련 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서고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이 공문 내용 가운데‘4·3폭동, 폭도’표현을 없앤 뒤 도내 각급 학교로 보내고, 교육부에 문제를 제기한 건 매우 적절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뒤늦게‘폭동, 폭도’문구를 삭제한 공문을 전국에 다시 발송했다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셈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는 고의성여부를 떠나 교육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잘못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관련 부서에 대한 문책도 따라야 한다. 또한 정부의 모든 부처를 대상으로 제주4·3에 대한 올바른 교육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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