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금초등학교 기능직 조홍빈씨는 21년간 터줏대감으로 일하면서 학교를 위해 각종 시설물 보수와 함께 마을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15일은 제19회 스승의 날.단상의 교사는 아니지만 일선 교육현장의 뒷면에 선 단하의 스승도 있다.

 북제주군 애월읍 곽지리 곽금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큰 아저씨인 조홍빈씨(44).21년 가까이 이 학교에서 기능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학교 시설물 유지관리에서부터 환경개선,탁구·씨름코치,때로는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으면 달려가 데려오는 일까지 한다.

 손재주가 좋은데다 최근에는 뒤뜰에다 야외 그늘교실과 학습발표장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학교 곳곳에는 그가 손을 안댄 곳이 거의 없을 정도.87년 6월에는 씨름장이 마련되었으나 관람석이 없어 어린이들이 불편을 겪자 어린이관람석을 만들었다.

 또 철거되는 화장실을 창고로 개조해 예산절감을 꾀하고 90년 4월에는 연중 꽃피는 학교조성을 위해 온실을 갖췄다.

 곽금교 온실에서 큰 꽃나무는 학교 조경용 뿐만아니라 곽지리와 금성리 등의 마을에도 보급된다.조씨는 결국 학교와 마을을 잇는 교량역을 맡고 있는 셈이다.

 특히 체육활동에도 깊은 애정을 보여 남자탁구부와 씨름부를 꾸준히 지도해 도단위 대회에서 두차례에 걸쳐 준우승을 이꿀기도 했다.

 고승주 곽금교 교장은 “조씨는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조카를 데려다 뒷바라지하는 등 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에대해 “너무 과분하다. 비록 단상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지는 않지만 교사못지 않은 큰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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