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4·3연구소는 4·3 당시 경찰토벌대 주둔소인‘수악주둔소’를 최초로 발견했다. 이 곳은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어 보존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사진은 성터 모습. /제주4·3연구소 제공  
 
4·3 당시 활용된 대규모 주둔소가 발견돼 보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4·3연구소(소장 이규배) 유적지조사팀은 최근 4·3 당시 무장대를 토벌하는데 이용됐던 수악(물오름)주둔소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수악주둔소는 남제주군 수악 동남쪽 신례천과 하례천 계곡사이 동산에 위치해 있으며 외성과 내성 등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다.

외성의 높이는 3.5m, 내성은 1.5m 정도로 높이 2m 정도의 ‘회곽’이 존재하며 성터 규모는 동서 방면으로 45m, 남북 방면으로 30m 정도다. 내성과 외성과의 거리는 대략 4m다.

또 출입구 정문을 비롯 건물터, 난방을 했던 아궁이터, 화장실터도 남아있어 4·3 유적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상황이다.

주둔소는 1949년 가을에 당시 남군 신례리 하례리 주민들과 서귀포 상효동 주민들까지 동원돼 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4·3 연구소는 이 곳은 경찰토벌대의 지휘 아래 인근 마을주민을 동원해 집결시킨 뒤, 조를 나눠 무장대 토벌에 나섰던 곳으로 당시 신례리 주민들은 마을에서 주둔소까지 물자를 나르는 지원사업을 담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축성 당시 주둔소 정문 앞에는 6m정도의 삼나무를 꽂고 하얀 깃발을 매달아 주둔소를 표시했으며 사살된 무장대원을 이 곳 주변에 묻었다는 주민 증언도 나왔다.

4·3 연구소 강태권 연구원은 “내성과 외성 구분이 뚜렷하고 회곽까지 남아있는 경우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원형보전이 잘 돼 있어 유적지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만큼 정비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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